어머니께서 좀 전에 잠에 드셨다고 한다. 잘 견뎌내주셔서 고맙다고 영상통화로 말씀드렸다. 양성일 가능성이 높단다. 한껏 마음이 여려지셨던 아버지께서도 감사 기도를 드리셨다.
2년 전 내가 수술실에 들어갔다고, 수술 종료되어 나왔다고 전하는 문자 밑에 같은 내용의 문자가 왔다. 이름만 어머니로 바뀌었다. 참 얄궂다. 내가 들어가 있던 6시간, 어머니가 들어가 있던 3시간의 기다림은 우리 가족이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을 단절시켰다.
부디 안 찾아왔으면 하는 위기. 하지만 그 위기가 생의 의미를 비춘다. 어머니가 살아있고, 잘 견디셨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빙긋 미소 지으며 팔로 하트도 그리신다. 이제 어머니와 나 사이에 남은 시간은 감사로 채워질 것이다.
손을 잡고 전해주고 싶었던 온기는 디지털로는 배달이 안된다. 상주 보호자가 한 명만 허락되는 것이 못내 아쉽다. 개복수술이라 회복 과정도 더딜 것이다. 아들이 옆에 있어주질 못하니 TVING을 깔아드리며 불타는 트롯맨들에게 어머니를 부탁드렸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어머니를 안심시켜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