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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Apr 24. 2022

감히 얘기해보는 VMD의 전망

 오늘날 우리는 온라인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쇼핑은 기본이고 이런 것도 가능하다고? 싶은 서비스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이제는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익숙해져 버린 상황에서,

과연 오프라인은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같다.


 늘 관광객과 놀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던 명동, 홍대, 이태원의 거리가 휑해지고 동네 상가에 붙은 임대 문의가 오랜 기간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위드 코로나 이후로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하늘길도 열렸지만 아직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하는 것은 먼 일처럼 보인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아마 대다수의 회사가 경기 상황과 실적이 좋지 않을 때 ‘비용 절감’을 선택할 것이다. 줄어든 매출만큼 혹은 그보다 더, 지출을 줄여야 이익의 감소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디자인과 관련된 시각적인 것이 중요도에서 밀리곤 한다. 예쁘고 멋지면 당연히 좋고 고객들의 만족도도 올라가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치로 느끼는 의사결정자들이 많았다. 그렇게 VMD의 교체 주기가 늘어나고, 더 저렴한 사양으로 만들어야 하는 일들을 경험하며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오프라인은 망하고 VMD는 없어질 거라고?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는 비슷한 맥락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적대가 아닌 상호 보완의 관계다.

 인터넷으로 장을 보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등 당연히 온라인의 활성화가 어느 정도는 실제 매장을 방문하는 행위를 줄게 만들기는 했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줄여주고 편리함을 제공하는 온라인의 장점처럼, 오프라인 또한 온라인으로는 채울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인 연결, 즉각적인 소통, 대면 서비스, 공기와 후각과 같은 경험적 요소들이 그에 해당한다. 이러한 것들은 아무리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어도 제공할 수 없는 독보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둘째,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은 더 소중해진다.

 1)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는 걸 오프라인에서 굳이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핸드크림을 선물하기 위해 굳이 신사에 있는 탬버린즈 매장에 간다고 생각해보자.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한계인 향기를 맡을 수 없고, 궁금한 걸 바로 직원에게 물어볼 수 없다는 점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매장에 들어서서 그 분위기를 느끼고, 사진도 몇 장 찍어주고, 제품이 포장되는 모습을 직접 보는 체험에 그 의의가 있다. 무조건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는 것이 아닌 여정이 주는 경험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2) 나의 시간과 노력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그리고 외부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사람들은 애써 만든 시간과 기회를 이왕이면 더 알차게 보내고 싶어 한다. 밥을 한 끼 먹더라도 내 취향과 감성에 맞는 그런 곳을, 갬성을 느끼기 위해 요즘 유행한다는 그곳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코시국에도 #핫플과 #맛집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오프라인에서 VMD 역할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형태는 대량 생산과 관리가 아닌, 기획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으로 조금 더 비중이 옮겨갈  있겠지만 말이다.


 플래그십 스토어 등 소수의 핵심 매장에 힘을 주는 브랜드가 늘어났고, 주기적인 팝업 스토어와 전시와 같은 콘텐츠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공간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그 근간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설계하고 브랜딩을 전개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그래서 주제넘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혹시 VMD로 취업을 희망하거나, 커리어를 쌓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보다 명확한 타깃을 두고, 뾰족한 콘셉트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강점을 키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그동안 VMD로 일을 하면서 기회가 되면 시장 조사를 위해 다른 곳은 어떻게 했나, 요즘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공간은 어떻게 되어있나 보러 다니려고 노력했다. 때로는 이런 공간들을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하고 일로 접해야 하나 싶어서 아쉽기도 했지만 또 그렇게가 아니면 따로 시간 내기가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 나는 다른 이유로 VMD와는 조금 거리가 먼 일을 하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공간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 같다. 너무나도 매력적인 일, 모든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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