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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Mar 14. 2021

긍정적인 CX를 위한 VMD의 역할

Contents
1. 들어가며
2. VMD를 통한 긍정적인 CX
3. 좋은 결과물을 위한 VMD의 역할


 일을 하면서 쉽게 정의를 내리기 힘든 의문점이 있었다. 과연 잘 만든 VMD란 무엇일까? 영업처럼 실적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광고처럼 클릭률이나 ROI를 알 수도 없다. 물론 VMD가 매력적이거나 효과적이면 제품 판매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것이 뚜렷하게 효과가 있었다!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가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가 나이키 매장을 떠올렸을 때,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했을 때 받는 느낌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매출 % 증가, 광고 도달률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그것이 CX(Customer Experience)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난 글에서 말한 VMD 비주얼 가이드를 정리한 이유와도 연결된다.



[잘 만든 결과물? VMD를 통한 긍정적인 CX]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 즉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순간에서 일어나는 경험이 CX다. VMD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준다면, 즉 긍정적인 CX를 제공한다면 그것이 잘 만든 VMD라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극 두 가지를 정리해보았다.


1. '갖고 싶다.' - 구매로 이어지는 자극

 결국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더 많은 고객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용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것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VMD의 역할이다.

1) 효능, 효과에 대한 기대

- 저 상품을 사용하면 나의 이런 고민이 해결될 수 있겠다.

2) 따라 하고 싶게 만듦

- 나도 저 모델처럼 입고 싶다. / 나도 저렇게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을까?

- 저 제품을 놓고 우리 집도 저런 분위기를 내고 싶다.


2. '이 브랜드 참 좋다.' - 브랜드의 팬이 되게 만드는 자극

 제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올리는 것을 넘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브랜드 자체를 고객의 마음에 새겨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중요하다. 오랫동안 고객의 추종(?)을 받는 스타벅스와 애플 같은 브랜드를 생각해보면 기본은 물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겠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이는 비주얼과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또한 팬덤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젠틀몬스터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격적인 연출을 통해 보여준 그들의 개성과 철학으로 고객을 사로잡은 것처럼 말이다.


 즉, 잘 만든 VMD는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전달해서 제품과 서비스의 이용 - 브랜드의 팬이 되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판매자의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강조하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게 아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매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 앞에 선보여지고, 이것이 긍정적인 CX를 이끌어내기 위해 VMD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좋은 결과물을 위한 VMD의 역할]


1. 조율과 강약 조절

 상품 하나를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크게 세 명의 담당자가 머리를 맞댄다. 브랜드 매니저라고 부르는 상품을 개발한 사람, 이 상품으로 판매 전략을 세우고 매장을 관리하는 영업 담당자, 그리고 이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고민하는 VMD 담당이 있다. 세 가지 역할 모두 상품을 잘 보여주고 판매가 잘 되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잘 보여주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결국 시각적으로 결과물을 내는 것은 VMD이기 때문에, 이러한 의견을 잘 조율해서 정말 핵심적인 내용(고객이 원하는)만을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매니저는 제품을 개발할 때 최우선으로 했던 효능과 효과, 제품에 들어간 기술 등을 강조하고 싶어 한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과 이런 점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 최초로 특허받은 기술이나 식약처에서 인정받은 성분을 활용했다, 2) xx 시간 지속, 2주 만에 개선되는 효과, ~을 발효하여 만든 저자극 #ㅇㅇ토너 #ㅁㅁ크림이다 등의 제품의 특징을 부각하고 싶어 한다. 전략 담당은 얼마나 할인이 되며 지금 구매하면 어떤 혜택이 있는지와 같은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무엇보다 잘 보이기를 원한다.


 하지만 모든 내용을 동일한 방식과 비중으로 담으면 어떤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보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내용을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지 제안해서 담당자들과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심미성과 가독성의 균형 잡기

 앞에서 쓴 글에서 얘기했듯이, 보기에 예쁘고 화려한 VMD가 고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맞지만 항상 모든 경우에 심미성이 최우선은 아니다. 패션쇼처럼 그 자체가 시각적으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궁금한 것과 얻고자 하는 정보들이 적절하게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미적 요소와 정보 전달의 균형이 잘 맞도록 조절하는 것 또한 VMD의 역할이다.


 그렇다고 심미성이라는 것이 무조건 깔끔하고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건 아니다. 상품과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과 콘셉트에 맞게 보이는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보노보노 PPT의 방식이 효과적으로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글을 정리하면서 무엇이든 빠르고 치열하게 진행되는 판매 경쟁 속에서 과연 장기적인 관점으로 진지하게 고민을 했었나 하고 돌아보게 되었다. 그때그때 전달하고 싶은 일방적인 정보들을 비용과 일정에 쫓겨 쏟아낸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본다. VMD도 결국 일관된 목소리로 브랜드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브랜딩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 그림과 언어, 제품을 둘러싸고 보이는 모든 것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고객에게 닿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VMD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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