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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다 Jul 09. 2023

비즈니스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은 장식일 뿐이다.

Config 2023에서 인상깊었던 세션 하나

 피그마 컨퍼런스 중에 넷플릭스의 디자이너가 나와서 들려준 연설은 짧지만 인상적이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으면서 평소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비슷한 생각을 확장시키고 잘 정리해준 것 같아 기록해두고 싶었다.




Design without business is just decoration - Steve Johnson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산업,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디자인은 기능보다는 보여지는 것에 집중했다. 보기엔 멋져 보이지만 그저 굴러가기만 하는 자동차라거나 화려하지만 왜 필요한지 모르는 장식이 잔뜩 있는 옷들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디자인이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하지 않으면 흔히 말하는 '예쁜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예쁜 쓰레기는 그 존재만으로 가치있을 수 있... 그러면서 그는 엄마랑 옷을 사러 갔을 때 자주 하는 대화를 예로 들었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아니, 그거 몇 번 입지도 못할 걸"


 대부분 엄마가 맞다고 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이렇게 장식으로서의 역할에 치중되어 있던 디자인 세계에서 90년대 등장한 아이맥은 큰 혁신이었다. 아이맥이 보여준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의 조화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많은 사람들의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혀주었는데, 발표자인 스티브 존슨도 그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는 디자인에 가치를 담기 위해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위 6가지 프레임 워크는 그가 디자인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세스다.

1. 누구를 위한 것인가?

2. 우리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3. 어디서 사용할 것인가?

4. 언제 사용할 것인가?

5. 왜 그들이 이것을 좋아할 것인가?

6. 어떻게 이것이 우리의 비즈니스에 기여할 것인가?




그중에서 특히 집중하는 것은 6번, 비즈니스에 대한 기여 부분이다. 이를 위해 그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에 접근할 때 사용하는 5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1. 기술적인 제약이 아닌 비즈니스 기회를 고려한 디자인을 하자

뜨끔하는 말이었다. 실제 일을 하면서 개발상 구현이 안되거나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디자인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은 출시를 해야 하니까.. 이건 MVP니까.. 라고 말하면서.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처음 의도한 디자인대로 완벽하게 만들어야 해!는 아니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이루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잊지 말고 그 방향으로 잘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수익에 대한 이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결국 비즈니스 목표가 있어야 한다.




3. 의사결정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

CEO, C레벨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룹은 누구인가? 꼭 그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5분 동안이라도 그들은 누구이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조금 알쏭달쏭했는데, 늘 대표를 비롯한 윗사람들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고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끌고 가는 윗분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전제 하에, 회사가 추구하는 목표와 비전을 잘 이해하고 공감해서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4. 경쟁자의 비즈니스 목표는 무엇인가

경쟁 업체의 수익 보고서와 목표, 그리고 현재의 상황 등을 파악하고 우리의 목표와 비교해 본다.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이해한 후에 그것을 가로챌지, 우회할지, 그냥 무시할지 등을 결정한다.




5. 책임감 가지기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디자인 목표를 세우고,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존경하는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로봇팔을 만드는 회사의 광고 영상을 보여줬는데, 삶을 변화시키는 제품에 디자인과 스타일을 부여한다는 점이 존경하는 포인트였다.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가 하나의 목표로 수렴하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이는 곧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구구절절 공감도 되고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강연이었다. 과연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어떤 디자인을 하고 있는가? 거창하게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든다거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그런 혁신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그냥 돈벌이로 끝나지 않고,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이 하고 싶다.




* 해당 영상의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Nmv8XdFie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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