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알려줘

마음이 이런 식으로 아픈 건 처음

by JEON

평범한 평일 오전이었다.

회사 책상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얹고 일을 하던 중,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아내에게 메신저가 왔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사진 속에는 아기의 얼굴이 보였다.

“어디 눌린 거야?”

무심히 물었지만, 아내의 목소리에서 슬픔과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얼굴이 긁혀서 상처가 났어...”


마침 오늘은 아기의 6개월 접종 날이었다.

늘 같이 병원에 갔지만, 이번엔 아내 혼자 데리고 갔었다.

접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주사를 맞을 때 조금 울어도 금세 그치곤 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상처가 어떻게 났을까? 흉터가 남으면 어쩌지?

아내는 의사에게 물었고, 다행히 흉이 남을 것 같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앉아 있는 내내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


내게는 얼굴에 남은 흉터가 있었다.

어린 시절 사고로 생긴 커다란 상처는 내 마음에도 흔적을 남겼다.

수술로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고, 지금은 그저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얼굴에 상처가 난다는 것은 내게 아주 큰일이었다.


퇴근 후 서둘러 집에 갔다.

아기의 얼굴을 확인하니 생각보다 상처가 커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 상처의 원인을 추측했다.

아내가 오늘 입고 있던 옷은 내가 입던 롱패딩이었다.

병원으로 가는 길, 그 패딩의 벨크로가 아기의 얼굴을 눌렀던 것 같았다.

내 탓 같았다.

그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또 아팠다.


저녁을 먹이고, 아기를 재우고, 약을 발라주며 이런저런 생각이 스쳤다.

우리 아기는 참 순하다.

장난감이 얼굴에 떨어져도, 서툰 부모가 제대로 안아주지 못해도,

목욕물이 조금 뜨거워도 크게 울거나 떼를 쓰지 않았다.

나는 그걸 자랑스러워했다.

"우리 아기는 정말 순하고 착하다.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하지만 오늘은 그 생각이 후회로 바뀌었다.

"혹시 아프면서도 참고 있었던 건 아닐까?"

"순하다고 칭찬받고 싶어서 표현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


미안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펴보고, 더 많이 지켜주고, 더 깊이 사랑해줘야 한다.

오늘의 작은 상처는 내게 큰 교훈을 주었다.

우리 아기가 표현할 수 있도록, 스스로도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아기가 잠든 얼굴을 보며 아이에게 말했다.

"아프면 꼭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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