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북스테이
퇴사일정을 조율하고, 마지막 근무일이 가시화되어가며 했던 첫 번째는 북스테이를 알아보는 것.
원래 여름에 캐나다로 휴가를 안갔다면, 북스테이에서 지내고자 했었다.
여러 북스테이를 찾아보며 몇가지 기준을 세워보았다.
첫번째, 너무 내가 익숙한 공간들은 아닐 것 (거주지,근무지 근처)
두번째, 뚜벅이도 충분히 접근 가능할 것. 택시를 탄다면 부담스럽지 않은 택시비로 커버가 가능한 곳
세번째, 너무 큰공간도, 너무 비싼 공간도 필요없고 1인만도 가능할 것
이런 조건 속에 찾아 청도로 북스테이를 떠났다.
처음에는 독채를 쓰는 방으로 알아보았고, 하루에 20만원정도 였는데...
아직도 알 수 없는(사실은 알기 싫은) 경제적 효율을 이상하게 따지는 나로서는 흐음.하게 되었다.
청도까지가는 기차표값도 있으니.
운 좋게도(?) 해당 북스테이는 독채 북스테이와, 게스트 하우스를 동시 운영하고 있어서
게스트 하우스 일 10만원으로 예약이 가능했다.
북스테이를 예약하고, 기차표를 예매하고 주변에 간단히 볼 것을 알아보고.
그렇게 다녀온 북스테이. 대만족.
누군가는 집에서 누워서 책읽으면 되지 않나 싶을 수 있지만,
내 생활 공간이 아닌 곳에 여행 떠나오는 기분으로 와 책을 읽으며 쉰다는게
정말 상상이상의 즐거움과 휴식이었다.
사실 책을 좋아하지만, 그리 많이 읽지 못했었는데
올 2월 말부터 나홀로 출근길 책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시30분 정도 걸리는 출근길, 지하철에 자리가 나서 앉기 전까지는 책을 읽기.
모두가 에? 앉고나서 읽는게 아니라요?
네. 앉으면 자야합니다.
그렇게 책을 30권 이상 읽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소설이었고,
그마저도 현실과 맞닿아있는 소설은 잘 안읽었다. 감정소모가 되는 기분이라.
SF적이거나 좀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있는 소설을 주로 읽었달까.
아니면 아예 미스터리, 스릴러 쪽으로...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편식하게 되었다.
에세이나 인문교양, 경영경제들도 읽긴했는데, 아무래도 졸린 아침 시간에 잠을 이기며 읽으려면
후킹 포인트도 있고 흥미진진한 부분들이 있어야 해 소설을 주로 읽게 되었다.
그래서 북스테이에서는 인문교양,경영경제부터 쫙 훑고
아무래도 출근길에는 실패하기 싫읜 좀 검증된 작가 위주로 읽었는데,
새로운 작가도 시도해보고, 시집도 읽고 좀 더 카테고리를 넓혀봤다.
여행지에서 딱히 새로운 걸 경험하지 않아도
마음 편안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독서를 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나를 챙기고 아끼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충분히 행복했다.
너무 책만 읽어 허리와 목이 아플때는 근처 청도읍성을 구경하러 나갔는데,
푸르른 자연을 보며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주변을 둘러다보게 되었고, 우연히 네잎크로버(!)도 찾았다.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챙기고 아끼는 것을 잃지 않아야겠다. 정말 중요하다는 걸 몸소 꺠달은 북스테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