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비문학 지문의 그곳" 빌라 사보아 (1)

매우 사적인 여행 : 프랑스 파리

by 배근필

어떤 글은 이해하지 않고도 기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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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모의고사 예술 비문학 지문 '포아송비'가 그것이었다. 주제인 '포아송비'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글은 선명히 기억한다.


4 문단에 철근 콘크리트가 건축 재료이자 예술 소재로 쓰인 예시로 르코르뷔지에의 사보아 주택이 언급되고, 사보아 주택의 구조가 자세하게 나온다. 당시 이 지문을 읽고 분석하며 사보아 주택의 구조를 열심히 상상했었다. 상상하며 읽어서 기억에 오래 남은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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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에서 언급된 사보아 주택의 구조 중 가장 상상력과 호기심을 부르는 건 형광펜으로 표시한 세 가지였다. 그리고 각각에 대해 아래와 같이 생각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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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비문학 기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것이 내가 빌라 사보아를 방문한 계기이자, 건축을 잘 모름에도 방문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였기 때문이다.




뮤지엄 패스 6일권을 끊고 '어디 갈까' 찾다가 빌라 사보아를 보았다. 파리 근교에 있는 빌라 사보아. 르코르뷔지에 건축물. 건축은 모르지만 르코르뷔지에를 들어본 적은 있다. 왜 익숙한가 생각해 보니 <르코르뷔지에> 관련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볼까 말까 고민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문학 지문을 풀면서 봤던 이름이기도 했다.


녹색창에 '빌라 사보아'를 검색했다. 내 친구 나무위키를 읽었다. '건축학도라면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곳'으로 '건축의 5요소가 적용된 현대 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건축물'이라고 한다. 나무위키로 가볍게 공부하고 갔지만, 건축학도나 전문가, 또는 원래 건축에 관심이 많던 이가 느끼는 감격과 감동을 동일하게 느낄 리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아는 만큼만 보고 즐기고 오자! 비문학 지문을 읽으며 상상했던 빌라 사보아를 확인해 보고, 지문 저자가 쓴- 뭔가 글자 수 채우려고 지어낸 말인 것 같은- 구조를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질문 세 개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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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말 집 안에 있는 경사로가 '건축적 산책로'라는 이름과 어울릴까?


2. 목욕실 지붕에 설치된 작은 천장에서 하늘을 보면 사보아 주택이 자신을 중심으로 펼쳐진 또 다른 소우주임을 느낄 수 있다는데 진짜일까?


3. 평평하고 넓은 지붕에 조성된 정원에서 산책하다 보면 대지를 바다 삼아 항해하는 기선의 갑판에 서 있는 듯하다는데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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