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감사일기를 작년 1월에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이 넘었습니다. 책 <회복탄력성>을 읽고, 감사일기가 긍정성을 높이는데 효과가 좋다고 해서 쓰게 된 것인데요.
시작하고 5주 만에 변화를 느꼈습니다. 낯선 분들과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지인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잘하지 않았던 진심 어린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당시 썼던 글입니다.
요즘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잘 겁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 그네 태우면서 옆에 있는 사람한테 먼저 인사합니다. 그리고 몇 마디 더 나누고 헤어집니다. 과거의 저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하거나 말 걸지 않았어요.
지인들에게 아주 작은, 정말 소소한 선물을 몇 번 했어요. 엄마와 남동생에게 책을 한 권 보내거나, 지인에게 커피 쿠폰을 보냈습니다. 생일과 같은 이벤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오늘 제 여동생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제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단어로 축하의 말을 채웠습니다. "네가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라고 보냈거든요. 저희 가족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으로서, 당신의 존재로 행복하다는 말 따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 뒤 계속되는 변화를 느꼈으면 좋았겠지만, 어디 사는 게 그런가요. 매일 비슷한 내용을 쓰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희석되었습니다.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썼던 글이 있네요.
몇 개월이 지나가면서, 감사한 일이 정형화, 습관화, 형식화되는 감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 감사한 일을 얘기하는데 아이들이 꼭 "엄마, 오늘은 나한테 감사한 거 없어?"라고 물어서 기대에 부응하느라 "숙제 늦지 않게 스스로 해서 고마워"라는 식으로 대답하고는 합니다.
그래도 효과가 있었던 건지, 지난주에는 제 건강에 대한 글을 하나 썼는데 감사로 넘치는 글이 나왔어요. 정신승리가 아니라 정말 그렇게 느껴서 쓴 글이에요.
마흔이 넘도록 딱히 자신을 돌보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건강하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마흔이 넘어 특이한 피부질환-자가면역질환-을 앓게 되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생겼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일을 쉬게 되어 충분한 시간을 내 운동을 할 수 있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먹거리를 내가 직접 준비하게 되면서, 아침은 채소과일식을 하고 가족에게도 가급적 첨가물이 덜 들어간 음식을 직접 만들어 줄 수 있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어제 감사에 대한 김주환 교수님의 유튜브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전반이 유익했지만 감사일기에 대한 내용만 요약해 둡니다.
언제 쓸까요? 매일밤 잠자리 들기 전에 씁니다. 잠자는 동안 뇌가 열심히 신경망을 연결시켜 감사의 마음을 고착화시킵니다.
무엇을 쓸까요? 그날 하루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감사했는지를 씁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써야 합니다. 감사한 일을 생각해 내기 위해 자동적으로 하루를 돌아보게 되고, 나중에는 뇌가 적응을 해서 (자신도 모르게) 감사한 일을 저절로 찾게 됩니다.
감사할 줄 아는 인간으로 거듭났다고 스스로를 평가하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써야겠습니다. 항상 그 마음이면 좋겠는데, 기분 따라 널을 뛰는 느낌이 있어서요. 여섯 가지 긍정적 내면소통(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 중에서 감사가 가장 쉬운데 효과도 검증되었다고 하니 안 할 수 없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2VTv6WW8Kn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