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use Oct 11. 2023

행복을 찾아서

당신의 행복은 안녕하신가요?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전혀 부럽지가 않어

-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장기하의 노래 중에서 ‘부럽지가 않어’ 라는 곡이 있다. 네가 아무리 잘나고 뛰어났어도 내가 너의 자랑에 개의치 않고 부럽지 않다고 외치는 곡인데, 가진 게 없어서 잃을 게 없다는 정신승리자의 곡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가사 속 주인공의 마인드만큼은 내가 리스펙 하고 싶은 정신이다.


잘나고 돈 많은 자들을 풍자한 건지 아니면 정말 삶의 궁극에 도달해서 저 노래가 나온 건지는 몰라도, 확실한 건 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의 가치란 매우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의 행복이 돈으로 직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자본주의가 낳은 결과일 확률이 높다. 그래, 돈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 세상이니까. ‘돈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는 말처럼 현시대에 돈이 가지고 있는 힘은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전자기기 시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찍어내는 스마트폰 생산량 또한 어마무시한 수준이다. 우리 때에는 스마트폰이 혁명이었는데 이제는 비스포크니 뭐니 하는 신문물 등장에 따로 용어 공부를 해야 할 지경이다.


그런데 나에게 행복의 가치를 돈에 두는 것은 핸드폰을 매번 최신폰으로 바꾸는 것과도 같다. 오늘 산 폰이 가장 최신폰이라 할지라도, 내일이 되면 또 새로운 게 등장한다. 출시되는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르던지. 매번 새로운 폰으로 갱신하다가는 숨이 차 죽을 것만 같다.


그러니 나는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것처럼 마음에 허기만 질 바에야 행복의 가치를 다른 것에 두고자 결심하게 된 것이다.




병 있는 사람에게 행복은 건강일 것이고,

가난한 자에게 행복은 걱정 없이 많은 돈일 것이다.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행복은 자식일 것이고,

혼자 사는 싱글에게 행복이란 자유로움일 것이다.


이처럼 행복은 자기가 설정하기 나름이다.

그렇다면, 나도 내 삶의 행복을 설정할 수 있으니

무엇으로 지정할 수 있을까.


나는 그냥 안녕한 삶이다.

안녕(安寧).

편안할 안, 편안할 녕.


하루에도 몇십 번 몇백 번을 들으며

그 단어가 흔하디 흔하여 아무 감흥이 없고

또한 입에 하도 올라와서 닳고 닳은 말.


나에게 행복은 안녕한 삶이다.


내 주변인들이 크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사는 것,

내가 쓴 글을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것,

나의 오지랖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퇴근한 뒤에 같이 치킨을 먹을 동네친구가 있다는 것.


생각해 보니 내가 이런 일들에 행복감을 느끼고

또 안정감을 느끼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행복 별거 없다.


99%를 가졌어도

나머지 1%를 가지고 싶은 자의

마음은 영원히 가난할 테지.

.

.

홍진경 씨는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것이에요.”


행복의 문턱을 살짝만 낮춰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이 충분히 많아질 것이다.

행복은 각자 마음먹기에 달려있으니까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시, <행복>
매거진의 이전글 천고마비의 계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