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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Oct 11. 2023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아 조금만 천천히 가줘

가을이 시작됐다. 날씨도 선선하고 하늘도 더욱 청명하다. 불쾌지수도 한층 내려갔으며, 아침마다 가을노래를 들으며 걷는 출근길은 아픈 다리의 통증도 잊을 만큼 그저 상쾌하다. 가을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상징하고 있어서 더욱 정이 간다. 브라운 컬러, 독서의 계절, 그리고 낙엽이 수북이 쌓인 뉴욕 센트럴파크까지! (이것은 나의 로망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가을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내 이름 때문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람”이라는 낱말은 순우리말로 ‘탐스러운 가을 햇살을 받아 저절로 충분히 익어 벌어진 과실’이라는 뜻이다. 아무튼 이렇게 가을이 특별하고 애틋한 나는 어쩌면 전생에 가을 풍경이 가득한 곳에서 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 계절이 너무 좋다.


하지만 이 가을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짧아지면서 누릴 수 있는 날이 적어지고 있다. 날씨가 양극화됨에 따라 나중에는 우리나라도 혹한기와 혹서기만 남을 것처럼 사계절이 축소되고 있다. 마치 설국열차나 고요의 바다처럼 기후가 파괴된 세상도 조만간 가까운 미래에 겪게 되지 않을까 싶은 무서운 생각이 든다.


고리모양의 손잡이가 달려있어 더욱 좋은 텀블러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작지나마 동참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였다. 아침마다 사 먹는 커피부터 텀블러에 담아 가기로 결심하고 실천한 지 이제 약 한 달이 되었다.


별거 아닌 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 작은 것도 꽤나 손이 가는 일임을 느끼고 더한 것들을 실천하는 환경운동가들이 존경스러워졌다. 역시 이 세상에 뭐든 쉬운 일은 없다. 속단은 금물이로다!


아무튼 점점 짧아지는 가을을 조금이라도 더 직시하려고 이 계절을 열심히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태양빛과 선선한 바람이 더욱더 소중하다.


2023.10.09 친구와 함께 대전에서 가을경치를 구경하며.





PS. 가을이니 오신 김에 시 한 편 읽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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