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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Oct 17. 2023

우아하게 늙기

기본을 지키는 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어제 뉴스를 보다가 진심 화가 났다. 어떤 젊은 여자가 고속버스 좌석을 예매했는데 자신의 좌석을 뒷사람의 다리가 끼일 정도로 침대처럼 제쳐서 그대로 누운 것이다. 버스 기사님의 지적에도 아랑곳 안 하고, 함께 탔던 승객들의 만류에 결국 그녀는 “그렇게 불편하면 차를 끌고 가던가. 불편해도 참고 가야지”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지금 저건 뭔 X소리지? 본인이 들어야 할 말을 본인에게 육성으로 터트린 건가? 싶었다.


하..


개념과 예의가 상실한 현재의 시대상을 마주해 버리면 같은 젊은이로써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우리 몫이다.




사람은 늙을수록 우아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품백과 비싼 옷으로 겉치레를 치장한 모습이 아닌

내면과 행동이 우아한 사람!


내가 생각하는 우아함이란 별거 없다.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대화하지 않는 것.

짧은 횡단보도 앞에서도 무단횡단하지 않는 것.

편의점 알바생에게도 간단히 인사하는 것.

영화관에서 앞사람의 좌석을 발로 차지 않는 것.

길가에서 아주머니들이 배분하는 전단지를 공손히 받는 것.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매너를 지키는 것!

이게..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란, 말 그대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사회라는 공간에서 감수해야 하는 수고가 불편하다면,

그리고 암묵적으로 서로 지켜줘야 하는

공공의 매너가 답답하다면.


로빈슨 크루소처럼 외딴섬에 표류되어

혼자 불 피우고 장작 때우며 물고기를 주식 삼은 채

본인만의 삶을 영위하고 살면 된다.

정글의 법칙 실사판 찍으시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 AI 산업이 더 발달해 또라이를 걸러낼 수 있는 인공지능이 생겨서 그들을 미리 숙청할 순 없는 걸까? 점점 늘어나는 또라이들의 출몰에 황당무계한 생각까지 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누군가는 또라이가 되어야 할 텐데 걔가 또라이가 되어 내가 또라이가 아닌 것에 대한 안도감을 느끼며 살아가면 되는 것일까.


오늘도 지하철을 타면서 꽉 찬 2호선 안에는, 할아버지가 탔을 때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켜드리는 마음 아픈 광경을 보게 된다. 자신에 대한 배려는 끔찍이도 챙기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는 사라져 버리는 이상하고도 아이러니한 시대에 살고 있다.


청년들이여, 제발 기본 좀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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