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이 필요해
현재 우리는 편리하고 편안한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넘치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모르는 단어를 검색창 하나로 손쉽게 찾아낼 수 있고 친구와의 약속시간을 변경하는 것도 카톡 하나로 대번에 해결한다. 단어를 몰라서 백과사전을 뒤적거리는 수고스러움도 필요 없고 연락망이 없어 친구와의 약속장소에 기약 없이 서있던 시절도 이제 가고 없다.
발전한 사회는 우리의 삶을 더 나아지게 했지만 가끔 난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이 그립다. 친구와 펜팔장을 만들어 서로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우정을 확인하던 손편지가 좋았고, 못난 얼굴을 수정할 수 없지만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출력하는 필름카메라도 좋았다. 이제 앞으로 사회가 더 발전하게 된다면 우리는 또 지금을 추억하게 되겠지.
키오스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소외시키고 급변하는 사회는 노인들을 외롭게 한다. 우리는 모두 늙고 나이 들어 똑같이 노인이 될 것이다. 조금만 사회가 천천히 발전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당장에 세상이 무너지지 않을 텐데 말이다. 발전의 가속도가 반갑지 않은 요즘, 어쩌면 지금이 느림의 미학이 필요한 때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