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use Nov 01. 2023

무기 팔지 마세요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작년 이맘때는 젊은이들의 양지밭인 이태원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 날이다. 그날은 내가 다음날 학교수업이 잡혀 있어서 일찍 자야만 했는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압사 뉴스들을 보면서 잠도 못 자고 손이 벌벌 떨렸던 기억이 난다. 안타까운 청춘들의 생명이 허무하게 떠난 그날이 벌써 1주기가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빨리도 흘러간다.




방금 인터넷 뉴스에서 미국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파티를 열던 10대와 20대들이 다툼을 벌이다가 총격싸움으로 번져서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끔찍한 기사를 보았다. 도대체 왜 핼러윈데이마다 이런 기사를 접해야 하는 걸까? 포털창에 ‘미국 총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핼러윈데이 총기난사 사건>의 기사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온다.


물론 미국은 총 소지가 허용된 나라여서 총기사건은 일 년 365일 중에도 비일비재하다. 근데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핼러윈데이에 유독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잠재적 살인마들이 영화 <퍼지>처럼 작정하고 살인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D-day만 되면 세상에 튀어나오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총 소지법은 없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총 못지않게 무서운 무기들로 겁을 주는 정신병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흉기를 들고 기승을 부리는 미친 X들이 마치 챌린지 하듯이 살인 예고글을 올리며 전 국민을 떨게 만들곤 했다.


자기 삶이 불행한데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찌르고 난리인지. 신림동 근처에 사는 언니와 서현역 근처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를 생각하자니 피해자의 상황이 더욱더 남의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다른 건 몰라도 치안은 뛰어났던 우리나라인데, 이제는 마트에 장을 보러 나가기도 무서워진 세상이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살 수 있게 해 주심에 그저 감사기도가 나온다. 영화 <퍼지> 같은 현상은 허구 속에서만 존재해야 한다. 지금처럼 마귀들이 활개를 치는 세상에서는 살고 싶지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Andante, Andant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