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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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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use Nov 01. 2023

언니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나는 또 생각이 깊어져 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며칠 전 언니가 우리 집에 와서 내게 해주고 간 말이다. 연애를 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 내가 안쓰러웠나 보다. 웃긴 건, 나도 이런 내가 안쓰럽다.

(ㅋㅋㅋ)


하지만 아무리 외로워도 난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누구라도 만나보자 하는 마인드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 정신적 충족감이 중요한 나는 영혼의 단짝을 만날 때까지는 누군가와의 만남이 결코 쉽지가 않다.


존레논이 오노요코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랑에 빠진 그 감정이 어떤 것이었을까? 멀쩡한 한 가정을 파탄시키고 비틀즈라는 당대 최고의 밴드를 해체시킨 그녀는 희대의 마녀라는 칭호까지 얻으며 평판이 나락을 갔지만 존레논한테만큼은 인생의 구원자였을 것이다.


물론 불륜을 저지른 그녀를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처음 봤을 때 찌릿하고 전기가 오르며 서로를 미친 듯이 갈망하고 원하는 감정이 어떤 것이었을까 하고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다.


‘소울메이트’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면서 어쩌면 나도 내 인생에 소울메이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여태 운명 같은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가 연애를 안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다 한번 존재하는 극히 드문 러브스토리일 텐데 나도 그 낭만을 동경해 쓸데없는 기다림을 혼자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낭만에 죽고 낭만에 사는 나는 뼛속까지 인프피라서 삶도 연애도 모든 게 매우 복잡하고 피곤하다.


인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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