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떠올리는 시간
아빠를 떠나보낸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빠르게 지나갔던 지난 여름, 그리고 아빠를 보낸 10월까지. 그 시간들을 지나며 나는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그저 바쁘게 살아온 것 같다.
가끔은 문득 잊는다. 아빠가 이제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아주 다정한 부녀 사이는 아니었다. 그저 아빠와 딸이라는 관계를 받아들이며 살아온, 그냥그런 사이였던 것 같다.
아빠의 손을 잡고 병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아빠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그 두 달의 시간. 그 시간은 내 인생에서 아빠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아빠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기억이 될 것 같다.
왜 우리는 더 다정하지 못했을까, 우리의 마지막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제는 그런 질문을 굳이 하지 않는다. 아빠는 그저 이렇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빠가 살아 계실 때보다 지금 더 자주 아빠를 떠올리고 찾아간다.
아빠를 보내고 추운 날이 찾아왔을 때 마음이 쓰였고, 꽃을 두고 온 다음 날 비가 많이 내렸을 때도 괜히 속상했다.
오늘처럼 맑은 날에는 하늘과 공기가 좋아서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 아빠도 이런 날을 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