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친구의 의미
친구사이에 나이는 왠말? 국어사전에서 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귄 사람,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로 정의되어 있고 영영사전에서 Friend이란 A person who you know well and who you like a lot, but who is usually not a member of your family을 말한다. 친구에 관한 빤한 정의를 굳이 영영사전까지 들춰가며 언급한 이유는 ‘나이’라는 대목 때문이다. 즉 우리는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과의 관계를 특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귀국과 업무 복귀 미국에서의 2년간 유학시절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유학준비 당시 I20 비자가 2년6개월이 나왔는데 일부에서 국외훈련제도를 악용해서 복귀하지 않고 사표 쓰는 사례가 발생하자 영미권 유학생의 체류기간을 2년으로 단축했다. 그 덕에 나는 귀국하는 전날까지 여름학기 수업을 듣고 이틀간 잠 한숨 못자며 이삿짐을 정리한 후에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00로 리무진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신랑과 재회의 반가움도 뒤로 하고 일요일인 다음날 대형마트에 가서 학용품 등 등교에 필요한 준비물 등을 챙기고 나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월요일부터 출근과 아이들 등교를 같이 챙겨야 했기 때문이다. 월요일 나는 2년 만에 사무실에 출근을 하였다. 오랜 이동시간과 아이들 등교 준비로 쉬지도 못한데다 복귀일인 8월 20일은 온도가 34도나 되었다. 사무실은 공공분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전 10~12시, 오후 1~5시 사이만 에어컨을 틀어 놓았고 그것도 희망온도 28도에 맞춰 놓으니 미국에서 온 나는 쪄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다 새로 맡은 업무는 8월초 전국 지자체 대상 매니페스토 평가에서 우리 시가 B등급으로 최하 3개 지역에 포함되어 발칵 뒤집힌 시 공약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였다. 이전만 해도 주목을 못 받던 업무였으나 지자체 매니페스토를 감시하는 사단법인의 등장과 함께 언론에 평가결과가 보도되면서 선거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지자체장들에게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해외유학을 가면 조직으로 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 근무평가에서도 최하점을 주고 복귀 시점에 가장 꺼리는 업무를 배정하는 게 관례였다. 새로이 배치된 부서도 예외 없이 뜨거운 감자가 된 업무를 나에게 주기 위해서 업무분장을 해놓고는 나의 복귀만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100개 공약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함께 달성률 및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해야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야근과 초과근무의 날들이 계속되었다. 복귀후유증은 사치였다. 미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준비하던 시절
미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하고 있을 때 한국의 유학생들은 저마다 취업과 관련한 고민이 많았다. 당시는 미국경기 악화로 인해 취업난이 가중되어 중국유학생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학생을 보증하려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웠다. 호텔경영학과가 유명한 우리 학교의 졸업생은 리조트나 호텔, 유명 레스토랑, 당시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파리바게트, CJ 등에 매니저로 취업이 되기도 하고, 회계사나 우리은행 맨해튼 지점에 취업하였으며, 다수는 캘리포니아나 LA 소재의 한국계 기업에 취업이 되었다. 당시 나는 Grace Period를 활용한 체류연장을 위해 주정부 인턴십에 신청했었으나 영어실력 부족으로 떨어졌다. 처음 왔을 때 보다는 2년차가 되니 좀 더 편안하게 대화할 수는 있으나 뭔가 자꾸 혀끝에서 맴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체류하기 위한 방안을 알아보았으나 한계를 느끼고 보니 그만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도 나를 기다리는 일이 있다는 것이 더 쉽게 포기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취미를 위한 적정 나이가 있는 걸까 항상 영어는 숙제처럼 맘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조그만 더 체류했더라면 더 체화시킬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에 어느 정도 바쁜 일이 끝나자 주말에는 영어 커뮤니티를 찾아 돌아다녔다. 영어 모임은 많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레벨도 맞춰야 하고 Debate(토론)중심의 모임을 찾다 보니 선택지가 몇 개 남지 않았다. 문제는 모임마다 붙여놓은 조건에 나이 제한이 있었다. 주로 20~30세 위주다. 마흔이 넘은 나이지만 39살로 낮추고 모임을 찾았다. 신입 소개 시간에 직장인이고 결혼해서 아이가 둘 있고 영어공부 계속하고 싶어서 왔다고 하니 다들 의아해 한다. 결혼한 아줌마가 여기 왜 왔데, 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자유토론을 할 때도, 소규모 그룹으로 나뉘어져 토론할 때도, 자꾸 대화에서 소외되는 느낌이 들었다. 젊다는 그들 생각도 나한테는 참신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았다. 아마도 주제에 대한 영어토론보다는 싱글끼리의 연애가 주 관심사다 보니 토론이 자꾸 삼천포로 빠졌다. 나는 자연스럽게 모임을 나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결혼하면 취미모임에서 싱글들하고 어울리면 안 되는 건인지가.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토스트마스터즈’가 있다. 1924년 미국에서 시작해서 전세계 143개 국가에 36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비영리 교육단체로 청중앞에서 말하기와 리더십 능력 양상을 위한 자발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중장년층이 중심이 되어 20살부터 60세이상까지 폭넓은 사람들의 만남과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곳이였고 그날의 주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서로간의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할수 있으면 누구라도 환영이었다. 나는 나와 다른 세대를 사는 사람들과 대화하는것이 즐겁다.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고있는 분들에게는 삶에 대한 성찰과 지혜를 그리고 지금 사회에 발을 내딪기 시작한 젊은 친구들에게는 그들의 고민과 또한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문화를 배울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결혼할 생각도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는 요즘 세대
싱글일 때 남녀가 만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편으로 결혼한 남녀가 만나는 것은 결국은 불륜으로 끝이 난다고들 한다. 나는 결혼제도가 굳이 필요한 것인지 생각한다. 지금 20~30대의 70%는 결혼생각이 없고 그중 60%는 결혼해도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는 통계가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 전쟁을 통해 소유권 개념이 생기면서 여자도 남성의 소유권화 되며 생긴 제도인 결혼문화가 없다면 싱글 맘도 당당히 아이를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면서도 OECD 최고의 아동수출국인 한국. 금년부터는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초과하였다고 하는데 다양한 형식의 가족을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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