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살고 싶다. 별것 아닌 질문에 스트레스 가득이
"이제 아무거나 다 먹어도 되는 거야? 이제 운동 안 해?"
"팀장님, 이거 더 드세요, 그동안 못 드셨는데 이제 많이 드셔야죠"
어느 쪽이 더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말일까? 어쩌면 1번 질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두 가지 질문 모두에 짜증이 난다. 지금까지 일주일에 평소에는 3번, 대회 준비 중에는 4번까지 PT를 받으면서, 자율 운동 2번까지 일주일에 5-6번의 웨이트를 하면서 1년 4개월이 넘게 운동해왔다. 바디 프로필도 3차례, 의상 구매에 촬영비까지 그리고 대회 참가비 등등 웨이트를 하는 것도 상당한 지출이 요구된다.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지만 대회나 촬영 후 유지어터로서의 삶도 상당히 고달프다. 그런데 이제 운동 안 해? 아님 그간 다이어트한다고 못 먹은 음식 많이 먹으라고? 원래 몸으로 돌아갈 것 같으면 그동안 내가 지출한 돈과 투자한 시간들, 그리고 무수한 땀들을 왜 바닥에 쏟았다는 말인가!
"운동이든 음식이든 이제 그 두 단어는 내 앞에서 사용 금지야!"
나를 걱정해서 한 말인지, 아무것도 안 해서 불룩하게 나온 자신들의 배를 보면서 나도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다시 되기를 원해서 한말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맘이 없거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버티어 보겠다고 다짐한다
2022년도 웨이트 운동과 관련한 내 버킷리스트는 5월 21일 PCA Korea 대구 대회를 끝으로 종료되었다.
작년 2월 22일 운동을 시작한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처음에는 무너진 청바지 핏을 살리기 위해 바디 프로필 100일 챌린지를 도전하고 그 해 6월 25일 대구에서 부산까지 내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짧은 시간에 근육생성은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웨이트를 하면서도 지방을 제거에 더 집중하였고 사진 결과물도 만족스러웠다. 그때 나의 뒤태 사진을 보면서 그 포즈를 내 시그니처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건강한 유지어터가 되어 여름 가을 보냈고 겨울이 되자 피트니스 센터의 대표의 권유에 의해 다음 도전으로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을 잡았다.
본격적인 운동을 금년 1월 이후 시작하여 첫 번째 대회인 5월 8일 2022 K-classic Daegu에 출전하여 만 48세 이상이 참여하는 실버 비키니 부문에서 1위를 하였다. 그리고 2주 후인 5월 21일 PCA Korea에서 비키니 시니어 부문 2위와 비키니 노비스 부문 2위를 하였다. 첫 대회 도전치고는 만족스러웠고 그 간의 노력이 부끄럽지 않을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대회 도전 기록의 끝이라고 해도 미련은 남지 않겠다 싶었다.
대회가 끝난 후 이제 46일째가 되었다. 이제 살도 오르고 언제 식스팩이 있었나 싶게 복근도 드러나지 않는다. 음식도 아침을 제외하고는 일반식을 먹으면서 처음에는 몸이 일반식에 적응하지 못해 심한 부종 등의 부작용도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다. 지난 K-classic에서 실버 부분 우승으로 통증의학과 건강검진 상품을 받았는데 장에는 유해균이 위험 수준이고 해독작용이 떨어져 있는 데다가 비타민 B군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 몸이 피로하지 않았어요? 운동하시는 분이라 별로 걱정 안 하고 있었는데 결과가 영 좋지 않네요
우선 장부터 깨끗이 하고 나서 해독치료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합시다. "
라며 2주일치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두꺼운 책자 형식의 유기산 정량 분석 결과지(Organic Acids Profile)도 받았는데 많은 H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가는 것 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고단백질 섭취와 저탄수화물 저염, 그리고 허용된 몇몇 음식만을 먹는 4개월간의 식단 기간 동안 영양 밸런스는 무너지고 인슐린 기능은 저하되고 면역기능은 약화되었다. 그리고 정수리의 머리숱이 옅어진 것은 여자로서 치명적인 것 같다. 탈모가 진행되면 더디게 가게 할 수는 있어도 호전되기는 힘들 텐데.
역시 젊음이 좋다. 그들은 호된 운동과 다이어트에도 별다른 게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고 금세 몸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 회복력이 나 같은 오십 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 컨디션도 나빠지고 모발도 잃었지만 도전이라는 것은 나한테 활력을 준다. 얼른 회복하고 또 다른 도전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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