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숙련가 사이에서의 고민
불행히도 그(그녀)는 똑똑하지 못했다.
다만 일에 있어 요령을 잘 깨달았으며,
몰입을 잘 했고, 재미가 있으면 관련 공부도 열심히했다.
그저 그랬는데 10년 정도 지나자
다방면의 숙련된 B급 잡부가 되었다
사실 마케터에서 서비스기획자로 확장은
가끔 하지만 종종 보인다.
- 물론 자의보다는 타의가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잡부는 거기서 더 나아가
C레벨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실무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다른 사람들의 대체가 가능한 어떤 포지션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체스에서의 퀸과 같은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킹(대표)를 보좌하면서 실무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또는 리드하는 역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처음은 제휴였다.
내가 생각한 제휴는 마케팅 영역의 barter 였지만
회사에서 생각한 제휴는 business development 영역에서의 제휴였다.
즉 새로운 BM이나 매출을 만들어내기 위한 제휴였던 것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 가능성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었고 그것은 고스란히 나의 일이되었다.
회사소개서를 만들던 손으로 제안서를 만들고
가망회사를 리스트업해 전화하고
담당자를 확인하고 메일보내고 확인하고
몇 번은 까이고 미팅하고
미팅한 다음에 또 까이고를 반복하며
하나 둘씩 만들어 내 얻은 것들은 나에게 퍽이나 만족스러웠다.
요즘은 그나마 덜하지만 돈 먹는 하마라 불리는 마케터가 돈을 만들어 낸거라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영역들도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업계획서라든지 투자관련 대응이라든지 정부지원프로그램이니 데모데이니..
업종이 다르고 초기 입사포지션이 달라도 끝에는 항상 나의 업무는 비즈니스기획 - 서비스 기획 - 마케팅의 삼각연대를 이루었다.
여기에 기술지원까지 하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기도 했다. 프린터를 고친다든지 포맷을 한다든지 SW 구매 내역 복원을 해준다 든지...(아직도 왜 내가 했었는지 모를 일.. 이후 나는 컴퓨터를 잘 모른다 이야기한다;)
최악은 이러면서 아주 얕은 포토샵과 일러 사용과 Html과 flash, CSS를 아주 쬐금 사용한다는 이유로... 프론트 구현하는데 갈아넣어지고 있었다는 것.
나는 생각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나는 이도저도 안되겠다.
그게 2013년 쯤이었다.
업무의 나를 정의할 필요성이 생긴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