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스타트업 - 시드투자 후 6개월만에 pre-A투자 유치
투자 시장이 얼어붙을 것을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렵지 아니한 것은 아니였다. 아니 그래서 속도감있게 한 것도 있었다.
보도자료는 오늘 나갔지만 실제 투자유치가 완료된 것은 지난 3월달로 지난해 9월달에 Seed투자 유치를 한지 6개월만에 후속 투자유치를 한 것이었으니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한 것인지 아실 수 있으리라..
대부분 엔지니어로 엔지니어 외 업무는 단 3명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는 것들을 꾸준히 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회계라는 것은 기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타임라인에 하지 않으면 대부분 문제가 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체크해서 보완하고 그것이 향후에 내가 없어도 더 전문적인 CFO나 CSO 또는 누군가가 임원으로 오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게 끔 만드는게 내 목표였다.
물론 투자 과정에서 있을 회계실사와 투자심사를 염두에 둔 것도 있었다. 그래서 10월달에 회계 관련 교육을 이수한 주니어를 채용했다. (이 때 3명이 되었다..)
3년차 미만이라서 양해될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보완해나가고 창업자들에게 자료를 확인해 보완하고 하는 작업들을 하느라 12월24일부터 31일까지는 회계담당을 하는 주니어와 둘이 정신없이 밤을 샜다.
행정와 인사 중심으로 총무업무를 하던 책임님도 나도 몸에 한계가 오고 있었다. 행정상으로 미숙했던 것들도 같이 보완했고, 계약사항에 대한 것도 법무와 감사 경험이 있는 아는 변호사님께 요청해 파트타임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인사, 행정, 자금, 회계, 재무, 마케팅, 법무, 감사 등을 하는데 12월 기준 4명의 인원이 되었다.
[유니콘하우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연락오는 투자자분들도 있었지만 TBT 김동오 심사역님처럼 1년 전부터 연락을 간간히 주고받던 분부터 오클렌벤처스 성덕형 대표님처럼 우리가 뭘하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계속 지켜보며 조언을 주시던 분, 우리가 받고 싶어서 먼저 연락한 투자자까지.
11월부터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투자최종심사를 건너려면 그 시간에 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고
그렇다고 해서 투자심사역 분들의 질문을 그저 간단히 넘길 수도 없었다.
투자자분들을 사업파트너로 보고 모시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빠른 속도였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12월까지는 투자를 리드하는 투자사를 중심으로 클로징할 계획이었는데 펀드소진으로 인해 해당 일정이 무산되자 바로 오픈해서 그 동안 연락주셨던 곳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IR이 창업자들에게 붙은 상태가 아니라 같이 갔었지만 1월달을 바짝하고 2월달에 2-3차 IR미팅을 할 때 쯤에는 입에 붙은 상태였다. 나는 그렇게 투자테이블에서 백그라운드로 빠져 지원을 진행했다. 12월달까지 클로징을 하기 위해서 많은 자료를 투자사에게 제공했는데 그 때 워낙 많은 자료들을 만들어 놓았어서, 투자사 분들이 요청하는 질문에 대한 답도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워낙 내가 재무통도 아니고 회사를 그저 많이 만들어보거나 신사업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서 불안해 하면서도 "일단 정석대로 한다." "어설프게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한다." 이 두 가지를 절대 명제로 지키면서 업무를 진행했다.
그동안 삶 자체가 전문가의 발끝도 못갈 것을 알고 있어 모든 사람들에게 배우는 수 밖에 없는 환경에 계속 던져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해야 했고, 그저 배워서 하고 피드백 받아서 빠르게 고치는 것이 반복되었다.
v11에서 시작된 IR Deck은 회계실사가 마치고 병원에 들어갔다가 투자계약서 날인 및 관련 문서 챙기는 업무 때문에 중간에 나왔을 때 체크해보니 v89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입금까지 완료될 때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가 입금되자 마자 주말끼고 몸살이 나서 잤던 거 같다.
물론 이후에는 입금증부터 등기처리 등의 업무를 하느라 정신이 없고 법인세, 2021년 재무제표 마감, 주주총회 관련 처리를 마감하니 5월이 지나 있었다.
이제는 경영시스템 0.1정도 만들어 놓은 것을 1.0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었다. 그래야 내가 업무 과부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여러가지 법적 이슈(노무, 안전 등)에서 잉클을 구성하는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잉클이라는 회사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투자금을 잘 쓰는 것은 시간을 아끼는 방식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사업의 키를 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를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남의 돈이 무섭고 무거워서 대충 할 수 없어서 더욱.
그렇게 몸이 버텨낼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일을 했다.
5월 말에 병가를 쓰고 2주 정도 쉬고 올 수 있을 때 까지..
P.S 1월달에 IR미팅 전 교통사고가 났는데 제 때 치료를 못받아서 아직까지 괴로움에 있고 병가는 그 때문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