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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dahlia Jul 27. 2021

Hoy Park의 트레이드, 배경과 가능성

박효준의 트레이드, 그리고 피츠버그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AAA에서 타격 지표상 탑을 기록중이던 박효준이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되었다. 트레이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뉴욕 get) 클레이 홈즈(RHP) <> (피츠버그 get) 박효준(2B/SS), 디에고 카스티요(2B/SS)


홈즈는 현재 44G 42IP 동안 1.429 WHIP, 4.06 FIP를 기록하고 있는 불펜 투수다. 9.4 SO9에서 볼 수 있듯 펀치력은 있으나, 5.4의 BB9에서 보이는 바로는 엘리트 불펜과는 거리가 먼 유형이다. 


1. 양키스는 홈즈를 데려 와야할 정도로 불펜이 부족한 상태인가? 


  현재 양키스의 불펜진이 '괴멸'상태일 정도로 부족한 상태는 아니다. 물론 채프먼이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최악'은 아니다.(그저 돈값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나머지 불펜진 또한 기록상으로 굉장히 준수하며(엘리트라 볼 수는 없으나) 굳이 이 우완을 받아와야 할 동기는 찾을 수 없다. 클레이 홈즈가 롱맨으로 쓰일 가능성도 없다. 현재 양키즈의 패전처리조라 할 만한 투수도 홈즈정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양키스의 이번 트레이드는 '불펜의 필요성'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유추를 하게 된다. 


2. 그렇다면 박효준의 현재 가치는 어떻게 볼 수 있는가?


  박효준의 가치는, 한국인이자 한국에 사는 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높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트레이드란 것은 - 그리고 모든 비즈니스가 그러하겠으나 - 입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양키즈 내에서의 입지, 그리고 피츠버그가 생각할 만한 박효준의 가치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 본 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양키스에서의 박효준은 어떤 상태인가?

  일단 양키스의 2루수는 오도어, 유격수는 글레이버 토레스. 그리고 부상자 명단에 미겔 안두하가 있으나 이 선수는 주포지션이 3루이니 제외. 유틸에 타일러 웨이드가 있다. 지오 우르쉘라도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인 정도. 

올시즌 양키스의 공격력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만한 선수는 많지만

대부분 내구성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으며(돌아가며 아프다)

컨택능력은 처참한 수준 

그리고 토레스의 경우 심각한 수준의 부진을 겪고 있다. 21살에 풀타임 유격수로 데뷔하여 올스타 2회에 빛나는 선수 치고 성적하락 상태가 심각하다. 


글레이버 토레스 OPS+변화 

2018 시즌 122

2019 시즌 127

2020 시즌 102(COVID-19 단축)

2021 시즌  88(진행중)


  더이상 말할 필요가 있나 싶은 수준으로 처참하다. 오도어는 애초에 일발장타만을 보고 데려온 선수이므로 홈런만 잘 치면 돈값은 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나, 토레스는 경우가 다르다. 21세에 데뷔하여 양키스의 한 축을 이뤄줄 선수로 주목받았는데, 4년만에 몰락중이다. 


그럼 박효준의 자리가 없었는가?

  개인적인 생각은 '아니오'이다. 

개인적으로 투/타 모두의 평가에 있어 '볼넷'을 큰 기준점으로 삼는다. 볼넷은 매커니즘으로 발전시킬 만한 여지가 없다. 투수의 제구력도, 타자의 선구안도 마찬가지다. 아주 약간의 tweak이 제구력의 비약적 향상을 가져온 사례가 존재하나,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구속 증가의 사례와 비교해 본다면 더욱 두드러진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메커니즘을 보완하거나 살짝 바꾼 것이 컨택 능력과 game-power(장타력)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하나, 선수가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가려내는 능력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물론 공을 잘 쳐내기 시작하면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하지 않게 되면서 출루율이 자연스레 올라가는 효과는 있다.) 타자의 입장에서 '선구안 - 볼넷으로 출루하는 능력'이란 것은 '슬럼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과 관계가 밀접하다. 타격은 부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매일매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가는 것이 좋겠지만 야구는 매일매일 해야하기 때문에, 베스트 컨디션으로 매일을 뛸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좋은 공과 나쁜 공을 '잘' 골라 내는 능력은 선수의 출루 확률 기대치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줌으로써 팀의 입장에서도 높은 생산력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이것은 팀의 구성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다. 한 단어로 이야기 하자면 'Consistency'를 가진 선수라 할 수 있겠다. LG 트윈스의 홍창기 선수를 보면 된다. 어쨋든 1루에 나가주는 선수는 가치가 아주 높다. '죽지 않고 살아나가는'것이 상대 투수에 주는 압박감은 숫자 이상이기 때문이다. 

 

  박효준은 올시즌 AAA 48경기에서 223타수 56안타 10홈런 46볼넷 46삼진을 기록했다. 볼삼비가 1대1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전체 출장 타석의 20%를 볼넷으로 얻어내는 타자는 그리 흔하지 않다.(보통 볼삼비가 1대1이라면 컨택능력이 출중하여 삼진도 적고, 볼넷 대신 안타를 쳐서 나가는 형태의 타자들일 경우가 많다.) 

실제 올시즌 MLB에 BB%가 20에 근접한 선수는 조이 갈로(19.3%), 후안 소토(17.9%), 맥스 먼시(17.7%)등 엘리트 레벨의 선수들이다.(갈로는 좀 애매하긴 하지만, 장타력과 선구안은 분명한 엘리트 레벨이다)


  뭐 이정도로 박효준에 대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정말 양키스에는 박효준의 자리가 없었을까. 일단, 메이저리그는 KBO와 선수 이동이 다르다. 우리는 1군-2군 사이의 이동에 제한이 없지만, 미국은 제한사항이 존재한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선수는 일방적으로 마이너로 보낼 수 없으며, 마이너 선수의 콜업이후 강등은 3회(1시즌에 1회로 간주)로 제한된다. 통상 옵션이라 부르며, 드래프트 이후 이 3번째 '옵션'을 소모하여 메이저에 등록한 선수를 강등시킬 경우에는 '웨이버'제도를 통해 실질적인 방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말 선수가 없어 단순 '땜빵'용도로 쓴 선수가 아닌 이상, 무분별한 옵션 사용은 재능있는 선수를 잃는 지름길이 된다. 


  박효준이 사실상 AAA에서 보여줄 것은 없다고 본다.(타격에 있어서는) 그리고 올시즌 내내 COVID-19와 부상자로 고생해 온 양키스 입장에서도 이쯤에서 한번 올려볼 만 하지 않았나 생각하며, 실제로 7월 16일에 그를 메이저리그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타석에 1회 출장하는 데 그치고, 다시 마이너로 내려왔다. 그리고 모두가 알듯 트레이드 되었다. 토레스의 자리는 확고하다고 볼 때, 결국 박효준은 2루나 외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AAA에서도 그런 면에서 포지션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지금와서 돌이켜 보자면 말 그대로 그의 trade value를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다. 


양키스 구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단순 숫자만으로 보았을 때, 조금 미심쩍은 것이 하나 있긴 하다. 올시즌 그의 BABIP인데, 0.397에 달할 정도로 높다. 뭐 이게 해마다 들쭉날쭉 하기도 하고, 특히나 박효준같이 포텐셜이 터지는 시기에 있는 선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높은 BABIP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예를 들자면, 

리그의 후진 수비력

로또당첨자도 울고갈 정도로 억세게 강한 운빨

비정상적으로 높은 HardHit% 

수비수가 없는 방향으로만 공을 쳐내는 신이내린 컨택능력 

이 요소들을 차례로 하나씩 생각해 보자. 

아무리 전세계적으로 COVID-19의 영향이 크다고는 하나, 갑자기 AAA 전체의 수비력이 '박살'날 가능성이 있을까? 설사 그렇다고 해도, 박효준만 특출나게 BABIP이 상승할 수는 없다. 1번 탈락. 

두번째, 운빨. 이건 사실 할말이 없다. 1년내내 운빨이 좋을 수도 있으니까. 내년을 봐야겠지. 

세번재, 비정상적으로 높은 HardHit%. 이건 사실 애매하다. 하드힛%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오히려 홈런의 비율이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아야 하고, 이는 BABIP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한가지 더 생각해 보자면, 강한 라이너성 타구를 많이 날리는 상태일 수도 있다는 정도. 

네번째, 이런 능력이 있었는데 아직 메이저 데뷔를 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끝.


결국 높은 BABIP의 강력한 후보라면, 2번과 3번의 적절한 배합...? 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다.(AAA 타구추적 자료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자료가 있다고 해도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이 그런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양키스는 도대체 왜...?

  그 어떤 이유에서건, 최소한의 샘플사이즈가 나올 정도의 기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나마 구단이 그를 선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을 만한 이유를 꼽아보자면(잠시 구단에 몸담았던 경험을 토대로 할때)

특정 구속 이상의 투구에 대한 대처능력 부족(예: 96마일 이상의 강속구에 대한 컨택율 평균이하)

메이저 레벨에 가까운 투수들과의 스플릿이 평균에 비해 턱없이 저조함

볼 핸들링 능력 부족

그냥 마음에 들지 않음 

뭐 일단 개인적으로 4번이라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 상태에서 보자면 1번과 3번 요소가 합쳐진 복합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다. 볼 핸들링 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는 있으나, 정말 돌글러브급이라고 한다면 대부분 AA수준에서 입구컷 당하고 방출된다. AAA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최소한 사람구실 할 정도의 수비력은 가진 선수라고 보는게 합리적일 것이다. 


이리저리 살펴보자면,

현재 양키스 내야에서 옵션을 소진해 가며 박효준의 자리를 만들어 줄 만한 선수가 딱히 없었다.(대부분 메이저 계약이며, 굳이 투수의 옵션을 소진해가며 자리를 만드는 것은 조직의 입장에서 좋은 방법은 아님)

그리고 구단 내부적인 분석을 통해 볼 때, 타격 성적 하락의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판단했다 + 큰 수비적 장점이 없을 것으로 판다. 

뭐 이런 이유들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3. 양키스 끝. 피츠버그의 경쟁자는?


  피츠버그는 딱히 뭐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뭔가 보일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참 슬픈 구단이다. 피츠버그는 투수의 제구력을 중시하는 구단인데, 지금은 딱히 제구가 좋은 투수도 없고, 미치 켈러는 여전히 밑바닥에서 굴러다니고 있다.(개인적으로 피츠버그산 투수 유망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시간 지나면 다들 한국으로 오더라.....4년전에 쉐인 비버와 닉 킹험을 놓고 판타지리그에서 저울질 하다 킹험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드래프트는 30개 팀이 다같이 하는데, 참 없다. 


그래서 경쟁자는 누구냐

  RosterResource에 따르자면, 일단 15년 1라운더인 케빈 뉴먼을 제치면 주전이 될 수 있다. 성적을 볼 때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지만, 일단 프랜차이즈이니 좀더 두고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코너 카이저, 이든 폴은 AAA성적으로도 충분히 제낄 수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단, AAA에 디 고든과 TJ 리베라가 있다는 점. 말 사실 피츠버그에서는 정말로 조직의 결정에 따라 바로 콜업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4. 트레이드 데드라인, 또 다른 가능성


  피츠버그는 다른 선수가 메인이 되는 다른 트레이드에 박효준을 다시 엮어서 더 많은 유망주 팩을 데려오려할 수도 있다. 디에고 카스티요, 박효준 모두 2루/유격 자원이며 지금은 비슷하지만 구단의 판단에 따라 둘 중 한명은 결국 정리를 해야 할 날이 온다. 그렇다면 현재 AAA를 씹어먹고 있는 박효준을 좀더 높게 쳐주는 구단에 피츠버그가 팔아볼 만한 메이저급 선수를 엮어 가을야구를 노리는 구단에 비싼 값으로 넘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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