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버 바우어 투심의 비밀
스마트 피치 Part 1은 여기를 눌러 보실 수 있습니다.
2019년 1월 15일, 드라이브라인의 핵심 연구진(설립자 Kyle Boddy, 코치 Eric Jagers와 Joe Marsh, Dean Jackson)은 USU Experimental Fluid Dynamics Laboratory(유타 주립대 산하 유체연구소)를 방문하여 '층류 특급'의 실체를 살펴보기로 했다. 유타 주립대에서는 바튼 박사와 Nazmus Sakib, Andrew Smith가 같이 해 주었다.
(주 : Kyle자신도 굉장히 체격이 큰 사람인데(셔츠 115입는 필자보다 큼), 도대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큰건지 모르겠습니다...)
** 참고 : 바튼 박사는 우리의 연구를 본인의 블로그에 따로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링크
아래는 바튼 박사의 연구실에 있는 죽이는 - 고성능 하이스피드 카메라 - 장치가 공의 움직임을 포착해 낸 영상이다.
바튼 박사와 같이 진행한 모든 것들을 여기에 풀어내진 않을 것이지만, 이 실험에 대한 바튼 교수의 의견과 함께 PIV를 통해 관측된 공의 움직임을 같이 보여주겠다.
위 그림은 하나의 투구에서 이뤄진 층류의 흐름에 대한 PIV 데이터셋이다. 이것은 공의 움직임을 투수 머리 위 시점에서 관측한 것임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이날의 실험에서 총 3개의 '층류 특급'을 성공적으로 잡아냈고, 3개의 관측치 모두 아주 중요한 특징 - 와류(wake)가 그림 기준 위쪽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 - 을 보여주었다.(그림 기준 위쪽이라 함은, 전체 야구장을 기준으로 할 때 1루 방향, 즉 투수의 왼쪽을 의미합니다.) 그림으로 볼 수 있듯, 공 위쪽의 경계면에는 층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12시 방향 쯤에서 흩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반대측 경계면을 살펴보자면, 공의 표면에서 상당히 먼 곳에 서 난류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계면에서의 공기흐름 차이가 '기울어진 와류'를 이끌어낸 것이며 사실 이 패턴은 내가(바튼 박사) 한달 전에 그려보았던 것과 일치한다.
그래서 위 그림의 공은 아래로 떨어지는 힘을 더 받게 된다.(공의 움직임 상으론 3루 방향) 공 근처에서의 PIV데이터가 상당히 적고 (그림 기준) 공 아래쪽의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으나, 데이터가 많아진다고 하여 이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것을 과학적으로 다시 증명해내는 작업은 드라이브라인 R&D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작업을 '시간 낭비'라고 하겠지만, 우리는 이것이야 말로 '과학'이라는 말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층류 특급'실험에서, 우리의 고속카메라와 랩소도, 그리고 축적된 경험들로 이미 '우리가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드라이브라인 고유의 자신감과 싸가지없는 말투) '과학적'이라는 말을 쓰기 위해서는 좀더 높은 수준의 검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유타까지 가서 실험을 했으며, 우리는 실제로 '층류 특급'이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다.(물론 바튼 박사는 이게 원래 맞는건데 뭐가 그리 놀랄일이냐는 반응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그 어떤 측정장비도 잡아내지 못하는 이 '층류에 의한 추가적 움직임'을 어떻게 투수들의 무기로 만들어 낼까 하는 고민이다.(우리의 실험에서 트랙맨, 랩소도, 플라이트스코프 중 어떤 기기도 층류 특급의 무브먼트 수치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이 부분에 대한 글은 따로 쓸 예정이다) 사실 야구공을 가지고 비싼 실험실에 들어가서 매일매일 실험해보는 게 매일 할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또다시 드라이브라인 특유의 자신감 넘치며 싸가지없는 어투로) 2019년 1월 우리 드라이브라인 덕후들은 이걸 실제로 해냈다!
그리고 바우어의 투심을 보는건 - 우리와 같이 만들어낸 그 결과물 - 정말 우리에게도 즐거운 일이다. 여러분도 한번 봐라, 이 아름다운 95마일 투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