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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dahlia Mar 05. 2019

옐리치는 게스히팅을 하지 않는다

2018 MVP와의 대담 

이 글은 원래 뉴욕타임즈에 실린 글(링크) 입니다. 원문은 옐리치의 자선활동, 리그 전반에 대한 이야기 등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게스 히팅'에 대한 부분만을 발췌하였습니다. 굵은 글씨가 뉴욕타임즈의 질문, 일반 글씨체가 옐리치의 답 입니다.


각종 통계지표들 중에서, 당신이 자기 평가를 위해 특별히 챙겨보는 게 있나요?

OPS를 가장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OPS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부터 직접 경기를 하는 우리같은 선수들 까지 모두를 통틀어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는 지표중 하나입니다. '생산적인 선수'를 나타내는 장타율과 출루율 단 두가지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죠. 사실 타율을 예전처럼 높이 쳐주진 않아요. 물론 전 여전히 타율이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사람들이 타율이 한물간 스탯이라고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율이란게 '아웃되지 않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선수들에겐 이게 중요해요. 계속해서 루상에 나가고, 생산적이어야 하죠. 어떻게 출루를 하건, 아니면 안타를 만들어 내건 그게 중요한건 아닐수도 있어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안타를 얻어내는건 굉장히 어려워요. 그게 홈런이 되었건 단타가 되었건 간에 말이죠. 그래서 여전히 2할 2푼이나 3푼을 치면서 30홈런을 치는 타자들이 빅리그에서 살아남는 거라고 생각해요. 중요한건 얼마나 생산적인가 하는 거죠.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보면, 모든 안타들은 사실 기적에 가까워 보여요. 옐리치 당신이 생각하기에 '내가 가진 가장 특이한 기술'같은게 있나요? 

때때로 평소보다 공이 더 치기 어려워 보일때가 있어요. 대기타석이나, 벤치에 앉아있는데 '아 저건 못치겠다. 가망이 없는거 같은데 그래도 일단 뭔가 찾아보자'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반대로 어떤 때는 공이 수박만해 보여서 안타를 치는게 어렵지 않다고 느낀 적도 있고요. 매번 스프링 캠프에 가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보면 '아 올해는 정말 안타 한개도 못치겠다. 얘네 쩐다' 싶어요. 그래도 하던대로 해야죠. 그리고 실제로 타석에 들어서서 그 공을 다시 지켜보면 생각보다 무섭지 않게 느껴져요. 이건 제가 투수들의 공에 익숙해져서 그렇다기 보다는 '매일 매일 하다보면 공이 점점 더 잘 보이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후반기에, 정말 공이 수박만해 보였나요? 

(주 : 옐리치는 전반기 11홈런  OPS 0.823을 기록했으나, 후반기 25홈런 OPS 1.219를 기록했다.)

2018년 후반기에도 사실 슬럼프 같은게 오긴 했었고, 느낌이 좋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복하는데 시간이 덜 걸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2018년 후반기 같은 때에는, 정말 좀 느낌이 안좋다 싶다가도 빨리 궤도로 복귀하게 되요. 다들 '그 느낌'을 찾아 몇년을 헤매기도 하죠. 그리고 '그 느낌'이란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입니다. 


내가 노린 공이 아니다 싶으면 커트해 낼 수 있나요?

아니요. 리그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가.... 누가 있을까요? 


이치로?

아니요. 아마도 이치로도 그중 하나겠죠. 저는 조이 보토를 말하려고 했어요. 제가 조이랑 이 능력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은 없지만 가끔 보또는 볼넷을 얻을 때 까지 파울을 쳐내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ㅋㅋㅋㅋㅋ)


게스히팅을 하시나요? 

아뇨, 저는 게스히팅을 하지 않아요. 오는 공에 반응할 뿐입니다. 리그에 게스히팅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영영 할 수 없을 거에요. 만약 예상한 공이 오지 못하면, 그 공에 대한 대처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거니까요. 


어린 시절을 되돌아 보죠. 어떤 부분이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엘리트 운동선수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어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자체를 즐기고 흥미를 느끼는 게 해주는 것입니다. 엘리트 스포츠(주 : Travel Ball이라는 단어로 쓰여 있으며, 실제 보통의 취미활동과 달리 전문 야구선수를 목표로 하는 야구팀/활동을 일컫는 단어. 엘리트 스포츠로 변역함)는 사실 '비즈니스'가 되었고 더이상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없어요. 8살, 9살때 스카웃 되어야 프로가 될 수 있다고들 생각하죠. 하지만 이 시기에는 그냥 야구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 8살, 9살 짜리에게 이기라는 스트레스를 줘야 하나요? 그 나이에 홈런을 뻥뻥 쳐대는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밀워키 브루어스는 더이상 그런 경기를 지켜보지도 않습니다. 


후기 : 기사 제목이 "옐리치는 왜 게스히팅을 하지 않는가" 였는데, 해당 부분은 달랑 세줄(...) 이었습니다. 저도 낚였어요. 그래도 이런 좋은 기사를 공짜로 볼 수 있게 해준 뉴욕타임즈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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