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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란 Jun 06. 2021

인어공주

제주 이어도 공주

제주에 살면서 유난히 신화나 전설이 많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아마도 살기 힘든 자연환경과 척박한 삶이 영향이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오죽하면 유배의 땅이었겠습니까.


하지만 제주는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섬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느낌이랄까요?

거기다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이러한 것들이 저를 작가로 이끌어 뒤늦은 나이에 활동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제주에는 1만 8000이나 되는 신들의 이야기와 전설 설화 등이 존재하는데요, 

그중 이어도 이야기를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제주적인 느낌을 살려서 말이죠.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이 옛날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상상의 섬입니다.

일종의 파라다이스입니다.


현실이 힘들수록 이상향을 꿈꾸며 희망을 갖고 살게 되죠.

배고프지도 병들지도 늙지도 않고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곳.

또 배 타고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어쩌면 이어도 같은 곳에서 살고 있고, 돌아올지도 모르는다는 희망.

이어도는 제주 사람들에게 그러한 곳이었어요.

제가 생각한 이어도의 인어공주는 더 이상 필요할 것이 없는 완전과 같은 피안의 세계인 

이어도를 답답해합니다.

자신만만하고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인어공주는  흥미로운 인간의 세계를 동경하죠.

어느 날 우연히 중국에 말을 조공하는 배에 탄 청년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그를 구하는데, 

청년은 이미 목숨이 끊어진 후였습니다.

인간의 생과 사에 관여하면 크나큰 벌을 받을지 모르는 데도, 서천꽃밭의 생명의 꽃을 훔쳐 살려냅니다.

이 일로 인하여 이어도의 인어공주는 인간 세계로 쫓겨나게 되는데, 오히려 좋아합니다.

모험심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인어공주에게는 기대되는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이하 생략)


이 이야기를 쓰면서 완전무결함이 행복의 조건일까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어도에 계속 있는 것이 행복이었을까요?

세상으로 나가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은 겪고 고통을 알게 된 인어공주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인어공주를 통해 행복에 대한 물음을 던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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