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 꼰대

by 그럼에도

[네이버 지식백과] 꼰대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이른바 꼰대에서 파생된 ‘꼰대질’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이 단어는 영국 BBC방송에 의해 해외로도 알려진 바 있다. BBC는 2019년 9월 23일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오늘의 단어'로 'kkondae(꼰대)'를 소개하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 풀이했다.


드라마' 꼰대 인턴'


꼰대의 의미를 사전에 찾아보면 '나이'라는 요소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의미는 좀 다르다. '나이와 관계없이, 내 세상에 갇혀서 꽉 막힌 사람'으로 나는 꼰대를 정의한다.


1) 30대 초반이며, 내가 팀의 막내였던 그때 내가 '나이 어린 꼰대'임을 자각(?)하게 해 주신 분은 나보다 나이가 10살 위인 회사의 윗분이셨다. 직속 위도 아니건만,,, 어쩌다 일대일로 20분 면담을 한 후, 그분의 말씀은 "나이가 몇 살인데 그런 생각을 해" 라며 나의 숨겨둔 '안정 지향형의 속마음(변화를 거부하는 저자세)'을 스캔하듯 그렇게 지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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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켜버렸다! 기분 나쁨보다도 부끄러웠다. 팀에 새로 오신 윗분께 잘 보여도 부족할 때에 난 그렇게 변화를 거부하고, 매일 똑같은 그저 그런 하루에 만족하는 그런 마음을 들켜버렸다. 호기심도 없고, 뭐 하나 배우려고 하지 않던 그런 마음을 살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딱! 걸린 순간이었다. 그 일로 자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한 번에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그저 그런 일상에 금을 그어 버린 그 순간이 시작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답 없는 꼰대는 나이 어린 꼰대다. 흔히 말하는 꼰대라는 요소로서 '나이'가 부합하지 않기에. 나이가 어느 정도 되신 분들은 본인은 인정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압력(?)과 분위기 등으로 꼰대임을, 꼰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모르게 느끼게 된다.


작년에 협력사의 신입사원의 대화 장면에서 예전의 나를 보았다. 세상을 다 안다는 29세의 신입사원이 입사 한 달 된 더 어린 신입에게 하는 말이 너무나 예술적이었다. 구체적으로 적기에도 너무한... 듣던 나도 한 마디 할까 했지만 그만뒀다. '나이 어린 꼰대'였던 내가 아는 것이 있다면, 자각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남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2) 요새 나오는 신조어는 게임에서, 또는 주식 등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다. 그렇게 누군가의 입에서 시작한 단어들이 퍼지면, 매스컴의 자막에도 요린이, 주린이, 손절 등등의 단어가 나타난다. 그런 신조어에 느린 사람은 매스컴을 보고 나서야 이 단어가 유행한다는 것을 뒤늦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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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가 매스컴에 출현하기 전부터 더 먼저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단체방 대화창에 누군가 신조어를 일상어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다 새로운 IT 기계 신상까지 먼저 사용하는 'early adopter'라면 본인도, 타인도 그런 사람은 꽤 hip 한 감성의 소유자라고 착각하게 된다. 사용하는 물건과 신조어가 최신이라고, 사람의 생각도 최신 버전(?) 일 것이라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아이튠즈에 연결된 아이폰이 자동으로 최신 버전 업데이트되듯이
그렇게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


'신조어를 잘 알고 트렌디한 감성이 있다'와 '상황에 대처하는 수용력, 유연함이 있다'는 동의어가 아니다. 유행에 민감한 소비 감성 지수는 young 하지만 상황에 대처하거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고방식은 old 한 60,70년대 산업화 시기를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엄마, 아빠 시대의 유산, 사고방식을 21세기 현실에 적용하는 사례를 접하고 나면, 트렌디한 이미지와 정반대인 실망감이 찾아온다.


이런 글을 쓰는 나 역시 흔히 말하는 'cool'한 감성의 사람은 아니다. 단지 환경적으로, 그리고 나의 관심사 등이 내가 꼰대임을 알 기회가 조금 더 많은 것이 다른 뿐. 나 역시 내가 속한 사람들의 생각과 감성을 많이 닮아 있다. 다름을 알려고 관심 갖는 것이고, 나의 감성과 또래의 감성이 다르기에 더 많이 생각하는 것일 뿐.


그리고 이런 차이와 차별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리는 방법은 책보다는 '경험'이다. 책은 '그렇구나'로 인식하고 책장을 넘겼지만, 경험은 '충격'과 '마음의 균열'을 가져다준다.


일상을 여행하듯 그렇게 다른 눈으로 바라볼 때 다름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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