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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친구란?

조던 B. 피터슨, ' 12가지 인생의 법칙'

by 그럼에도

< 법칙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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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를 낮게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삶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친구로 둔다. 과거에 그런 사람들에게 충분히 당해서 잘 알고 있는데도 그렇다. 그들은 스스로 좋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게 싫을 수도 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반복 강박’이라 칭하며, 과거의 두려운 상황을 반복하려는 무의식적 충동으로 정의했다. 다른 대안이 없어서 그 두려움을 더 명확히 규정하고, 그 두려움을 더 적극적으로 지배하려는 충동이다. 불완전한 도구를 반복해 사용하면 결과는 더 엉망이 된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실패를 반복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그런 면에서 '반복 강박'은 운명이나 무능함의 다른 말일 수도 있다. 혹은 특별한 목표와 의도를 가지고 배우기를 거부하는 것일 수도 있다.


+ (중략)


그런데 왜 자꾸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까? 그게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냥 더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알고 있다. 당신과 주변 사람들은 일종의 암묵적인 계약을 묶여 있다. 허무주의와 실패, 고통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는 내용의 계약이다. 당신들은 모두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더 쉬운 길로 가자. 앞뒤 생각할 것 없이 현재를 즐기자.
서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말자.
그렇게 하면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을 낭비할 수 있다.

+


누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거부한다면, 그 이유는 그 길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려운 것을 하기 싫어한다. 가 보지 않은 길이기에 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해 보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실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실패하는 방법은 배울 필요가 없다. 어떻게 해야 실패하는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두려움과 증오, 중독, 쾌락, 배신, 기만도 마찬가지다. 마음대로 행동하는 데 공부가 필요할까? 범죄와 악행을 저지르는데 수행이 필요할까? 나쁜 짓은 쉽다. 실패도 쉽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미래를 포기하고, 당장의 싸구려 쾌락에 빠지는 것도 쉬운 선택이다.


+

선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문제 많고 질 나쁜 사람들과 지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그야말로 이상적이다.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려면 강인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겸손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모든 걸 스스로 판단해야 하고, 조건 없는 동정과 연민도 경계해야 한다. 그런데도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아빠와 대화 다운 대화를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너무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난 서먹함과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이지만 타인보다도 더 먼 사이였다.


얼마 전 아빠가 재밌는 얘기를 들려주셨다. 아빠는 일찍 결혼을 했고,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과의 우정도 결혼 후에도 쭉 이어졌다. 그러다 아빠의 부양가족(동생들)이 늘면서, 생활 방식이 바뀌었고, 어울리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에 20,30대 초반에 어울렸던 친구들을 우연히 만났다고 하셨다. 그 친구들은 20대에 했던 말을 60대인 지금도 똑같이 하고 있어서 당황하셨다고 했다. '남 탓, 한 탕을 바라는 마음 등등' 그때 그 시절에서 했던 말을 지금도 똑같이 반복하고 있었다고......


그 이상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아마도 내가 그다음 말을 이어간다면 '나도 그때 그 친구들과 멀어지지 않았다면 지금 그 친구들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겠지'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을까?


우린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주변의 영향을 받는다. 나 역시 자주 어울리고 대화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고, 어느 순간에 관심을 갖게 돼서 가끔은 흠칫 놀란 적이 있었다. 육아 중인 한 친구는 자주 만나는 동네 맘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종종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자주 놀러 가는 곳과 관심 주제, 취향은 동네 맘들과 같은 것이었다.


당신의 최고 모습을 기대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과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과 우리는 서로 닮아갈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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