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1'
p.70
소작인들이 성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 할아버지가 이 땅을 개척했습니다. 인디언들을 죽이고 내쫓았다고요. 우리 아버지는 여기서 태어나 잡초도 뽑고 뱀도 죽였습니다. 그러다가 흉년이 와서 돈을 조금 빌렸죠. 우리도 여기서 태어났어요. 저기 저 안에서. 우리 애들도 여기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죠. 그때는 은행이 이 땅의 주인이었지만, 우리는 여기 남아서 우리가 키운 곡식 중 일부만 가져갔어요.
p.316
이것이 중요하다. 변화를 싫어하고 혁명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여. 쭈그리고 앉은 두 남자를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 그들이 서로를 증오하고, 두려워하고 의심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문제의 싹이 여기 있다. 이것이 접합 제다. 여기서 '나는 나의 땅을 잃었다.'라는 말이 변질되니까. 세포가 분열하면서 당신이 싫어하는 것이 자라 나온다. '우리가 우리의 땅을 잃었다.'로 바뀌는 것이다. 이건 위험하다. 두 남자는 이제 혼자 있을 때만큼 외롭지도 않고 당혹스러워하지도 않는다. 이 최초의 '우리'로부터 훨씬 더 위험한 것이 자라 나온다. '나한테 식량이 조금 있다.'에 '나는 식량이 하나도 없다.'덧붙여지는 것. 이것이 '우리한테 식량이 조금 있다.'로 발전하면, 이미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 중략
서부의 주들은 새로 시작되는 변화 속에서 불안해하고 있다. 필요가 생각을 자극하고, 생각은 행동을 불러온다. 50만 명의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으며, 마음이 들뜬 100만 명이 이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1000만 명이 처음으로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트랙터들은 텅 빈 땅에서 무수한 고랑을 파며 땅을 갈아엎고 있다.
서부 캘리포니아를 향해서 톰 조드 일가는 출발했다. 내 땅이 은행으로 넘어가고, 결국은 트랙터 앞에서 쫓겨난 소작인. 조드 일가는 오렌지와 포도가 가득한 캘리포니아에 일자리가 많다는 전단지 한 장에 희망을 걸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15살~ 재밌게 읽었던 기억과는 다르게 내용을 가물가물~ 잊고 있었다. 나의 독서량 90%는 10대, 15살에 가장 많은 독서를 했다. 학교 도서실을 1년간 담당하면서(도서 대출과 청소, 도서 정리가 내 업무) 학교에 있는 유일한 내 공간, 책을 빌리러 오는 사람이 적었던 관계로 내 방처럼 혼자 있던 공간이었다. 민음사, 삼성출판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고전 서적의 대부분은 여기가 고향이었다. 오랜 익숙함으로 학창 시절의 기억처럼 아끼는 이름!
휴가 기간 동안 다시 읽기로 마음먹었던 '분노의 포도' 두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세계 대공황 당시 트랙터에 쫓겨난 사람들과 2020년 코로나라는 바이러스와 기계화, AI에 의하여 쫓겨난 사람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1권은 캘리포니아로 떠날 수밖에 없는 조드 일가의 필연적 이유와 떠나는 과정의 괴로움을 들려주었다. 이유는 하나. 배고프지 않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이다.
전단지가 말하는 이야기처럼 캘리포니아에 가면, 오렌지를 따고, 포도를 따고, 높은 임금을 받으며, 아담한 하얀 집을 살 수 있을까? 동부 농촌에서 온 많은 자동차가 서부를 향해서, 산맥을 넘고, 사막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