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by 그럼에도

코로나 14개월간의 기록

https://youtube.com/watch?v=E3piD079VZM&feature=share

권진아, The Dreamer


2020. 1월 말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와 함께 공포감이 밀려오다.

- 유튜브 가짜 뉴스도 나의 공포에 큰 기여를 했다.


2020. 2월 정보가 공포를 제압하다.

- 감염내과 교수님 강의를 보고, 들으면서 공포의 수위가 낮아졌다. 정확한 정보와 사실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2020. 3월 대구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발생. 터널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 인생에서 고민다운 고민을 시작했다.

-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뭘 해야 하나?', '단절의 시간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1) 우선은 나를 잘 먹이고, 잘 재우려고 했다~ 식단표도 작성해보고,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배웠다. 홈트도 시작했다.

2) 영어는 못하지만 CNN 코로나 뉴스, 우리나라 뉴스도 빠짐없이 챙겨봤다.

3) 그리고 감사한, 이름 모르는 사람들이 생겼다. 코로나 맵, 코로나보드, 코로나라이브 등등의 앱 개발자들이다. 정보를 한 번에, 한눈에, 무료로 볼 수 있었다. 이때부터 앱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몇 년 전에도 주소록을 앱으로 외주 업체를 통해서 만든 적이 있었다. 만들었지만, 앱이 잘 돌아가는지 확인하지 못하였고, '개인 정보 보호'와 같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개념도 처음 알게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런 기억도 잊고 있었다. 코로나 정보 앱과 마스크 재고 관련 앱이 등장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고마움과 앱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만 갔다.


2020.5월 앱 관련 교육을 듣다. 중도 포기했다.

- 인생에 첫 번째 중도포기를 했다. 싫어도, 피곤해도 하지 못했던 중도포기를 이번에 배웠다. 개념 이해는 좋았지만 앱 계발까지는 어려웠다.


2020.7월 '기계 학습'관련 인강을 듣다. 그리고 모르는 개념을 찾다가, '브런치'에 실린 글을 읽고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 브런치는 아주 오래전에 우연히 몇 편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그 글은 결혼 생활과 육아에 대한 글이었고, 그 분야의 글이 많이 보였던 관계로 나와는 관련성이 적어 보이는 플랫폼으로 인식했었다. 잊고 있었던 플랫폼을 기계학습 개념 설명을 찾다가, 브런치에서 만났다. 브런치에는 다양한 분야의 글이 존재하는 생태계임을 이때 알았다!


2020. 8월 7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 여름휴가 이벤트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한 번 떨어지고, 두 번째 도전 후에 합격했다. 쓰다 보니, 브런치에 처음 쓰려던 글과 방향성이 달라졌다. 직장 생활 관련한 글을 쓰려했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예상되었다. 그래서 서평(?)의 형식으로 변경했다. 내가 쓰는 책 내용은 일반적인 서평과는 좀 다르다. 책 내용 전체를 요약해주지 않는다. 책 내용의 일부만 보여준다. 음식으로 치면 '애피타이저'로서 책에 대한 흥미가 느껴진다면, '책을 읽어보세요'라고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서평으로 보는 책은 책의 겉모습이다. 책의 진짜 모습은 스스로 알아가는 것이다.


2020. 9월 새로운 분야를 배우기 시작했다. 인강의 세계를 느껴가기 시작했다. 물론 50분 앉아있지를 못해서 몇 번 정지를 누르는지... 인강의 길은 어렵지만, 또 새로운 모험이었다.


2020. 12월 인맥을 정리하다. 한때 사람을 많이 알고 지냈던 시간을 보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연스레 멀어지는 기간과 혼자만의 고독함을 1년 보내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인간관계의 미니멀리즘'을 선택했다. 거절을 못하는 우유부단함과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그런 과거의 모습에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 남기고 더 이상은 만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오래 참아왔다는 것과 아파왔다는 것도 잊은 채,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달려왔다는 것을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알게 되었다.


2021년의 계획을 미루고 또 미루다 다시 생각해보았다. 작년에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콘텐츠로 채웠다면, 올해는 어떤 색으로 캔버스를 그려야 할까?

Cephas Giovanni Thompson, 'Spring'

올해는 파스텔컬러의 색으로 작은 행복을 여기저기에 채우는 것으로 정했다. 10가지의 항목을 게임처럼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엊그제 생각해냈다. 그리고 어제부터 점수를 적어보니, 어제는 '0점', 오늘은 몇 점일지 모르지만 기쁨의 요소 10가지를 내부, 외부의 측면으로 10점 만점으로 포인트 쌓듯이 채우기로 했다. 예를 들면 통찰력 지수 :책 읽기나 브런치에 글쓴 날은 1점, 아닌 날은 0점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궁금증이 지금 이 곳에 글을 쓰는 순간으로 연결이 되었다. 스티븐 잡스의 '점과 점일 이어 선을 긋다'라는 말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런 장면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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