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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었다

김경호, '한 번에 되지 않는 사람'

by 그럼에도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아도
나 자신만큼은 한 치도 흔들림 없이 나를 믿었다.

Cincin, Artwork inspired by Jaytirth Ahya's story

(전자책 98%)

내가 앵커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끼는 후배가 나를 찾아와 '미래형 뉴스 앵커'라며 놀렸다. 과거였으면 앵커는 꿈도 못 꿨을 외모와 스타일인데 세상이 바뀌어서 메인뉴스의 앵커가 됐으니, 나야말로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미래형 뉴스 앵커'라는 참으로 신박한 분석이었다. 물론 자기 일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주며 한 얘기였다. 우스갯소리처럼 한 얘기였지만 사실 그의 말은 정확한 분석이었다. 세상이 점차 다변화해가면서 기존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개성들이 이제는 각자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게 되었고, 그런 변화 속에서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만약 세상이 날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섣불리 꿈을 포기했더라면 어땠을까. 바뀐 세상에서도 기회는 내게 오지 않았을 것이다. 설사 기회가 오더라도 나는 잡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어딘가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꿈을 힘겹게 붙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쉽게 그 손을 놓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내가 스스로 꿈에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꿈은 꾸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행복을 주며 지친 삶을 버텨낼 수 있는 무한한 힘을 주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몹시 힘든 시기가 있었다. 부당하다고 느꼈고, 억울한 마음과 함께 눈물이 나는 며칠을 보냈다.


그리고 연락처만 아는 분에게 커피 타임과 함께 도움을 요청했다. 진로에 대해서 상의할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다행히 시간을 내주셨다.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비전이 보이지 않던 나는 차라리 전문 자격증 공부를 위해 퇴사를 하는 건 어떨지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 회사에서 우직하게 자리를 지키던 나와는 반대로 상담자는 여러 회사를 이직하고, 현재는 컨설팅회사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었다. '나보다는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상담자에게 살짝 기대 보는 마음이었다.


상담자는 솔직하게 대답해주었다. 합격도 어렵지만, 시험 준비 기간과 합격 후 근무해도 받게 될 급여 등을 고려해보면 ROI(투자수익률)가 나오지 않는다고! 상담자가 현재 컨설팅하고 있는 회사에 모 이사님을 보니, 다른 부서에 있다가 나중에 새로운 부서에 왔고, 잘 적응해서 성공한 케이스를 이야기해주었다.


결론은 현재의 회사에서 상황을 바꾸어라! 회사 안에서 성장해라!


엄청난 새로운 결말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 불편한 속마음을 털어놓아서인지 아니면 상담 후 나의 마음의 동요가 줄어들었는지 차츰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리고 마음에서 응답했다. 감사한 상담이지만 들을 건 듣고 그다음 선택은 나의 몫이라는 것을!


회사가 나를 키워준다면 너무 좋겠지만~회사가 나를 키워줄까? 회사는 나 아니어도 키울 사람은 많고, 난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앞에서 말한 사례와 나는 그다지 닮은 구석이 없었다. 하지만


회사가 날 키우지 않아도, 나는 내가 잘 키운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궁금한 것,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해보는 과정 중이다.

다이어트를 미루게 만드는 맛, 미나리전! 주말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는 함정

마트에 갔다오고 냉장고랑 친해지는 시간이 요새 부쩍 많아졌다. 몸무게가 지적 자산보다 먼저 클까 봐 쪼금 걱정이 앞서는 일요일 밤 ^^


내일 아침도 맛있게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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