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일찍 핀 벚꽃, 그리고 5월에 만났던 철쭉꽃이 4월 25일 현재 지고 있다.
꽃이 피는 날짜마저도 New normal의 세상이 되었다. 지구 온난화, 기온 이상이라는 단어가 새롭지도 않고, 낯설지도 않다. 작년 여름 40일간의 장마 기간은 ‘환경과 쓰레기’라는 단어를 알려주었다. 더 이상 생수를 사지 않고, 물은 끓여 마신다. 어렸을 때 엄마가 들던 장바구니 대신 귀여운 무늬의 에코백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마트보다 주변 재래시장에서 과일이나 야채를 사면 신선도는 올라가고, 쓰레기는 줄어든다. 덕분에 매주 하던 재활용을 2~3주에 1회로 줄어서, 나의 시간도 아껴준다. (재활용하러 나가기 귀찮아하는 1인) 그리고 재래시장은 제철 야채와 과일 위주로 판매하기에 ‘제철’ 영양소를 챙길 수 있다.
주변에 영양제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영양제를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고, 영양제를 종류별로 먹는 유행, 트렌드도 있다. 영양제의 종류도 시기별 유행이 있는 것 같았다. 예전의 나는 25~30세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많은 영양제를 샀었다. 잘 못 먹어서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유행에 따라서 덩달아 산 것들이 많았다. 그러다 엄마에게 자주 선물하던 관절영양제에 대한 논문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난 영양제를 멀리하게 되었다. 영양제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과신과 과용은 좋지 않다. 오래전 ‘인체의 신비전’이라는 진짜 사람을 전시했던, 무서운(?) 전시회에 가본 적이 있었다. 전시회 공간의 마지막 말은 ‘You are what you eat’이었다. 내가 먹었던 것들은 내 몸 곳곳에 흔적을 남긴다.
영양소를 챙기기 어렵고, 너무 바쁜 사람이면 몰라도 나처럼 먹기 좋아하는, 잘 먹는 사람은 되도록 야채와 과일, 생선 등 원재료를 직접 먹는 방식으로 영양분을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영양제를 살 돈으로 제철 과일과 야채를 산다. 비건은 아니지만 작년부터, 육식의 횟수를 최소화하고, 생선과 콩, 유제품 등으로 단백질의 종류를 바꿔 가고 있다. 요새는 단백질을 분말로 만든 ‘건기식’(건강기능식품)도 많이 판매한다.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바꾸었다.
관심이 없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환경 보호라는 거대한 행동이 아닐지라도, 작은 행동과 나, 주변에 대한 관찰이 나의 공간을 다른 배경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산책하기에 너무나 완벽한 지금! 사랑스러운 나뭇잎, 색의 신비를 바라볼 시간이다. 꽃이 떨어지고 나뭇잎은 형광 연둣빛 잎과 고동색 나뭇가지의 대비되는 색을 보여주고 있다. 5월이면 녹색, 6월부터는 진한 녹색으로 달라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색의 향연을 바라볼 수 있는 지금, 집 안에서 앉아만 있기에 형광 연둣빛의 시간은 짧다.
이 완벽한 순간은 지금, 잠깐만 누릴 수 있다. 미래로 미루어버리면 날아가버리는 기회. 제우스의 아들이며,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기회는 보자마자 잡지 않으면 날아가 버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회의 신의 앞머리는 길고, 뒤는 잡을 수 없도록 대머리이며, 발에는 날개를 달고 있다. 지금 잡지 않으면, 날아가 버리기 위해!
멀리 나가지 않아도 가로수에도, 주변 화단에도 연둣빛 화려함은 바라볼 수 있습니다. 기회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