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삶의 무기가 되는 한마디'
p.145
[ 결핍이 있을 때 사람의 마음에 틈이 생긴다 ]
배가 고프면 음식을 원하고, 지갑이 가벼워지면 돈을 갖고 싶어 진다. 즉 '결핍'에서 욕망이 태어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충족된 사람의 마음은 평정을 유지한다. 여간한 일이 아니면 동요하지 않고, 감언이설에도 속지 않는다.
무언가 부족할 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없을 때, 사람의 마음에 틈이 생긴다. 맛있는 먹이를 눈앞에 내놓으면 의심하지도 않고 달려들게 된다. 그래서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사람은 이용당하기 쉽다.
정치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충족되지 않은 서민의 욕망을 자극해서, 기대감을 부추긴다. 그러나 절대로 만족시키는 일은 하지 않고 항상 불만을 품게 하고 기대감을 이어간다.
이것이 교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장악하는 방법이다.
살아가면서 마음에 하나씩 갖고 있는 내면의 결핍을 제외하고도 뉴스를 보다 보면, 단톡 방에 올라오는 신문기사 헤드라인을 읽다 보면 새로운 결핍이 생겨나는 기분이다.
재작년엔 부동산 부자, 작년엔 주식 부자, 요새는 코인 부자 관련 기사로 시작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제목들과 서점에 가도, 유튜브 서평이나 인기 있는 카드 뉴스 등등의 모든 것은 '부자들은~꼭 하는~', '부자는 이렇게 하고, 빈자는 이렇게 하더라'로 쓰인 글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부자로 산다는 건 모든 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 나 역시 경제적 풍요를 꿈꾸는 사람이고, 경제 초보 단계로서 배움에 대한 의지가 알게 모르게 올라가는 중이다. 하지만 흔히 '빈자'라고 하는 반대의 경우가 꼭 불성실의 결과만이라고 볼 수도 없는데 지나치게 자극적인 표현으로 사람들을 마음을 뒤흔든다.
현대 사회에서 경제 공부, 돈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하지만 지나친 '부자에 대한 과장된 미화'나 '빈자에 대한 모멸감'을 주는 글과 말들에 서서히 지루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투자 사기'에 관련한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어떤 면에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돈에 대한 '결핍과 조급함'을 갖고 있는 사람과 '전문가'로 위장한 사람들의 이용이 기사에 오르기 시작한다. 늘 반복되지만 진짜 이유는 결핍이 아닐까? 사건의 결과뿐만 아니라 원인과 과정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러처럼 사람들도,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는 나에 대해서도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때이다.
p. 204
자신의 발로 서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자립한 굳센 삶의 방식을 원한다면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