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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엔 시시(詩)하게

웨인 다이어,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by 그럼에도
Fortunato Depero, 'Ploughing'

p.6

[ 자신만의 활시위를 당겨라 ]

게일 스피니어 롤링스


사람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두려움에 매달려 있다네

우리는 꼭두각시이거나 그 인형을 조종하는 사람

모두가 욕망의 희생자들

명주실로 팔과 다리를 잡아당기면

다들 주저앉거나 일어선다네

우리는 두려움이라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네

몸을 바짝 웅크린 아이들은 숨거나 아닌 척을 하지

바위 아래에서

나무 뒤에서


자신만의 활시위를 당겨라

내면으로 들어가

심장의 박동을 느껴라

묶여 있는 그 줄을 잘라버리고

미지의 것에 손을 내밀어라

그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

두 팔을 벌려 자유의 공기를 품에 안으라

그것이 날개를 만들어 우리를 치솟게 할 것이니


p.45

[ 풀 잎 ]

월트 휘트먼


나는 몸을 돌려 짐승들과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매우 차분하며 스스로 만족한다.

여기 이렇게 서서 오랫동안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로 인해 땀 흘려 일하지 않고 칭얼거리지 않는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번민하지도 않으며 지은 죄로 눈물 흘리지 않는다

그들은 신에 대한 의무를 이야기하며 나를 구역질 나게 하지 않는다

불만을 토로하는 이도,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미쳐가는 이도 없다

다른 이에게 무릎 꿇지 않고 수천 년 전 조상에게 절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땅엔 존경받는 이도 없고 불행한 이도 없다



* 동물들은 과거의 일을 곱씹지 않으며 비난에 맞대응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단지 현재를 살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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