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글 욕심~

by 그럼에도

어쩌다 글 욕심이 생겼을까?
누군가가 끄덕일 수 있는 공감 가는 글을 쓰고 싶어 졌다.


그렇게 브런치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님들과 공감 가는 글을 쓴 작가님을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내가 왜 글 욕심이 생겼을까? 난 작년 7월까지 글 쓰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나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일 뿐이었다. 삼성가가 상속세를 조 단위로 낸다고 해도, 그의 재산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과도 같았다. 나와는 다른 세상, 다른 별에 사는 사람이기에 관심도, 부러움도 없었다.


작년 8월 브런치에 운 좋게 합격했다. 일기도 일 년에 1~2회 쓰는 내가 붙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작가'라는 호칭을 불러준 이메일 통지서가 러브레터처럼 사랑스럽게 보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글 욕심과 부러움이. 반에서 꼴찌가 시험 전날 밤을 새우고, 1등의 점수를 부러워하는 것처럼 그렇게 시작되었다. 난 글쓰기 초보이다. 운전으로 보면, 초보 운전이라서 하고 싶은 말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완벽하게 도착하지 못하고, 가끔은 술술 잘 나가기도 하다가, 때론 중간에 딴 길로 새기도 한다.


글쓰기에 관련 책이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고, 다양한 글감을 위해서 책을 읽고, 책과 관련된 나의 생각을 적어 보기도 했다. 그렇게 1회, 2회 조금씩 글이 쌓여갔다. 글이 쌓이는 속도와 글솜씨가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탑처럼 높이가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구독자가 많고, 좋아요 표시가 많은 글을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라는 사람은 전문직의 어떤 커리어를 쌓은 것도 아니고, 글의 키워드도 인기 있는 '육아, 시댁, 요리, 맛집, 재테크, IT, 음악' 등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도, 가정에서 흔히 겪는 일상, 집안 대소사와 같은 공감의 요소도 없다. 거기다 글솜씨도 뛰어나지 않다. 여러모로 인기 있는 글이 되거나, 메인에 올라갈 확률은 낮다. 지금 나의 현재 상황은 초보 운전 딱지를 붙이고 양 팔에 힘이 들어간 상태로 운전 중이다. 의욕은 넘치고, 운전은 미숙한 상황!


내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거나 인플루언서, 실명이 알려진 유명인이라면 내가 쓰는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리고 기대 수준도 그만큼 높을 것이고, 그 글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누군가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쓰지 못하는 말과 글이 있을 것 같다. 상상력을 펼쳐보자면, 사람들의 원하는 기대 수준에 맞지 않는 반대의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건 조심스럽고, 어려울 것이다.

석철주 2009, The memory of nature

반대로 그저 평범하고도 어디에 있어도 티 나지 않는 나는 자유롭게, 매이지 않은 글을 쓸 수 있는 이유가 된다. 가진 게 없다는 건, 잃을 게 없다는 거다. 좋은 글에 대한 부러움은 있지만 나의 글에 책임이 덜 따른다는 가벼움이랄까?


나의 글의 특징을 내가 꼽자면? 그건 아마도 '발명'이 아닌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발견, 세상 물정, 인간관계 & 사람의 마음과 같은 내밀함을 알아가고, 느껴가는 발견의 순간을 글로 쓴다. 특별히 새롭지 않지만 무심코 넘어갔던 일이나 생각을 글에 담기로 했다.


그래서 이 글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다. 그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도 비슷한 마음을 느꼈다면, 그것으로도 이 글이 충분히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


예전에는 특별한 사람만 글을 쓴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특별하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나의 수수함과 어떤 만만함(?)이 내 주변을 브런치 작가의 세계로 이끌고, 악기를 배우는 사람이 생긴 이유일 것이다. 만만한 사람의 영향력이란 그렇게 옆 사람을 쉽게 끌어들인다. 어쩜 이런 영향력은 다단계(?)와 같은 걸까?


표현한다는 건 이해하는 일이다. 예전에 내가 느꼈던 우울함과 피곤함을 글로 담아내다 보니, 그 당시에 못 느꼈던 내 마음을 최근에서야 알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이 들리고, 그렇게 노력해도 알지 못했던 타인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 표현하고, 마음을 담아낸다. 그렇게 나는 글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그저 담아내고, 조금씩 그 형태를 완성해 갈 것이다. 완벽한 순간은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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