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일 되는 날

한근태, 고수의 학습법

by 그럼에도
도전하기, 지적 자극에 노출하기, 독서와 글쓰기, 자기 강점에 집중하기
- 피터 드러커의 어른 공부법 -

p.257


양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는다.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털을 깎지 않은 양은 털을 믿고 자만한다. 자칫 추운 겨울에 얼어죽기도 한다. 하지말 털을 깎은 양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다. 준비가 될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일단 어려워 보여도 도전하라. 뭐든 완벽한 날은 오지 않는다. 부족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글쓰기도 그렇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일도 그렇다.



회사를 다니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야 나의 장점을 알았다. 단점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는데, 나의 장점은 새로운 상황을 부딪치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연히 마주친 나라는 사람의 조각을.


나의 강점은 '책임감과 창의력'이다. 그리고 언제나 잘 알고 있는 단점이자 약점은 '게으름'이다. 책임감과 게으름을 동시에 가진 나라는 사람은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일을 만들었다. 카카오 100이라는 카카오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


도전하는 과제 방을 내가 만들면, 그래도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필사 방'을 만들었다. 참여자는 나까지 3명이 모였다. 특히 싱싱님이 매일 어린 왕자 원서를 적어서 올려주시고, 내가 뒤따라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방장인 내가 올리기로 한, 약속 시간에 늦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은 100일이 되었다.


두서없는 사진 모음. (중간중간 삭제된 인증샷 모음)

1월 1일, 외국어 공부라는 과업은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가 올해 3월 말에 시작했다. 그리고 100일이 흘렀다. 습관이 되었을까?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지 않는 리액션. 아직 나에게 고정된 습관은 되지 않았다. '다만 나도 할 수 있었다'라는 마음의 인증샷을 남긴 100일이 되었다.


난 선천적으로 느리고 또 게으르다. 엄마 말씀으로는 나의 어린 시절, 남들이 뛰어다닐 때도 앉아서 구경만 하던 신기한 아이였다고 하셨다. 느리고 게으른 사람에게는 목표가 필요하고, 자율보다는 타율의 틀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증샷을 찍고 올리는 프로젝트가, 그리고 자격증 같은 시험과 너무나 가기 피곤해했던 학교가 필요하다. 셀프 러닝과 셀프모티베이션을 위해서 새로운 일을 벌인다. 그렇게 나를 몰아가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은 한없이 멈춰있는 우물 안 개구리 일상을 살아간다.


101일, 바라던 날이지만 어렵게 만든 일상의 한 부분이 자동 삭제되는 날이다. 처음 시작할 때 목표는 영어와 중국어 필사였는데, 차츰 영어로, 원서에서 다시 회화 동영상으로 나날이 분량을 줄이고, 필사량을 최소화했다. 그렇게 나는 대충 또 쉽게 하는 방법으로 향해왔다. 방장이라는 책임감이 있어서 그나마 완주할 수 있었다. 마라톤은 꼴찌였지만 낙오는 하지 않았다. 나와 같이 100일간 달렸던 이름 모르는 런닝메이트, 싱싱님께 감사를 표하며.


미래의 학교는 단순한 지식만이 아니라 그것을 조작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을 낡은 생각을 어떻게 버리고, 언제 그것을 바꿀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 즉 배우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미래의 문맹자는 읽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 앨빈 토플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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