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보는 사람들

by 그럼에도

세상엔 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내 주변엔 싫어하는 사람들이 종종 연락을 한다. 두부 멘털, 사람을 잘 믿고 따르는 성향은 늘 문제가 따라다녔다.


날 싫어하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부딪힌 적도 없는 K전화가 없다. 또 인사이동 이야기. 살짝 떠보며 내 마음, 심경을 물었다. ‘아, 또 누가 시켰거나 아님 험담 소재가 필요하구나’ 벌써 K의 심경이 들켰다. 오늘도 K는 내 속마음을 떠보기 위해 20분을 쉬지 않고 떠든다. 그럼에도 별 소득이 없자, “참 밝아”라며 씁쓸하게 전화를 끊었다.


비극의 여주인공으로 빙의해서 울거나 욕하거나 했어야 하나? K는 나에게 상처 줄 수 없다.


그건 내가 강해서가 아니다. 나는 K를 믿거나 의지하지 않았다. 나를 상처줄 수 있는 건 내가 믿었던 가까운 사람들이다. 이미 K의 패는 내가 알고 있었고, 보고 라인까지 알고 있다는 것은 K만 모른다.


어리숙함은 변함이 없지만 지난 2년 여러 가지 일들은 나에게 쓰지만 귀한 보약이 되었다. 상처만 주던 인간관계, 선을 넘은 나의 오지랖, 고장 난 눈물샘, 거절 못해서 여기저기 출연했던 프로 참석 러!


아픔이 감사할 줄이야!? 사람들은 내가 꽤 무기력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일 거라고 지레짐작한다.


과연 그럴까?


나의 자기 검열이란… 가혹하고도 차가웠다. 사람들은 나에게 ‘책임감 강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착한 내가 가장 못되게 군 건 나였다. 태어나서 처음이라 느낄 만큼 요새 내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나만 나를 몰랐다. 북극에 숨겨진 자원처럼 나도 모르는 내가, 재능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는 도시에서 혼자서도 재밌게 살기 시작했다. 아마 전생에 이곳에서 살았던 것만 같다. 2년 전, 나의 변화에 누군가는 ‘거기서 뼈를 묻으라~’며 나름 꽤 강력한 악담을 했다.

여기서 뼈를 묻든, 서울에 돌아가든 나름 나대로의 인생을 재밌게 살 거 같다. 예전에 보이지 않던 풍경, 시선과 재미가 생겼다.


늘 함부로 대하던 오랜 친구들 그룹에서 나왔다. 평생을 함께할 거라 생각하며, 혼자만 참았다. 나와보니, 후회는 없고… 혹시나 결혼을 한다면 하객 걱정 빼곤 없었다. 후련한 자유로움이 나를 맞이했다.

Freedom!


2년 전 윗 상사와의 불화란?

Thank you very much!


스스로 일어선다는 게 자율이 아닌 타율이었지만 감사하다. 사람들은 내가 그에게 악감정을 갖고 있을 거라 짐작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과정이 별로였지만, 결과는 괜찮았다.


어쩜, 불운은 행운이 오기 전, 초기 단계일지도 모른다. 나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정답은 모르지만 의외로 멋진 구석이 있었다.


누가 알겠는가? 신만 아실 거 같다. 어쩌면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를 구원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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