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버린 행복~

서은국, '행복의 기원'

by 그럼에도




큰 기쁨이 아니라 여러 번의 기쁨이 중요하다.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은 성취하는 순간 기쁨이 있어도 그 후 소소한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없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행복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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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은 입을 잠시 즐겁게 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내 손의 안의 아이스크림만큼은 녹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 행복해지기 위해 인생의 거창한 것들을 좇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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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래를 과도하게 염려하고 또 기대하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를 즐기지 못하고 산다. 대다수 한국인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등학생은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 대학생은 직장을 얻기 위해, 중년은 노후 준비와 자식의 성공을 위해 산다. 많은 사람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이렇게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정작 행복이 담겨 있는 곳은 'being'이다.


인생은 유한하다.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쓰느냐가 결국 인생사다. 사람들은 상당 부분을 부와 성공 같은 삶의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쓴다. 이런 것을 소유해야 행복이 가능하리란 강한 믿음 때문에.


하지만 여기서 기대만큼의 행복 결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수십 년 연구의 결론이고, 이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적응'이라는 녀석이 지목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질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적응이라는 범인은 잡았는데, 그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 (중략)


그래서 행복은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쾌락은 곧 소멸되기 때문에, 한 번의 커다란 기쁨보다 작은 기쁨을 여러 번 느끼는 것이 절대적이다.


유학 시절, 지도 교수가 쓴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제목은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나는 이것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진리를 담은 문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음력으로 진정한 새해가 되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슬픔과 올해는 작년보다 2배로 더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에서 복을 기원한다. (새해 행운과 행복이 가득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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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 강의 영상과 행복에 관련한 책을 읽으면서, 나라는 사람은 행복이 '언젠가' 올 것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이제야(?) 알았다.


한 마디로 현재는 행복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행복이 올 것이라고, 그 행복이란 녀석은 현재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다 가졌을 때,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20살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캠퍼스 라이프가 시작되는 줄 알았다. 알아서 살이 빠지고, 멋진 남자 친구는 자동완성 기능처럼 생길 거라는 환상! 실상은 살은 셀프로 열심히 빼야 하며, 남자 친구도 하늘에서 내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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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 경험이 충분히 쌓여있음에도 나는 맹목적으로 지금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졌을 때에만 행복이 올 거라고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다.


행복이라는 녀석이 찾아오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지금보다 더 큰 집에 살고, 더 좋은 자리로 승진할 때에, 지금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한 손에 다 가질 때라고 그렇게 믿고 기다렸다.


지금 내가 따뜻한 집에 있고, 건강하고, 하고 싶은 건 참지 않고 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현재의 감사함을 '순간의 기쁨과 만족' 정도로 작게 명명했었다. 이 정도는 행복이 아닐 거야. 더 큰 강도의 기쁨이 행복이라고 그렇게 믿었다.


예쁜 대상을 좋아한다. 멜로디가 예쁜 음악을 좋아하고, 예쁜 사람과 꽃도, 풍경도, 파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좋아한다. 가끔 풍경을 보면서 슬며시 웃는다. 그런 순간도 나는 행복이라고는 명명하지 않았다.


어쩌다 큰 맘먹고 떠나는 해외여행 같은 새롭고, 낯설고, 강도가 큰 것만을 '행복'이라고 정의했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돌아오는 비행기 탑승 전 날부터 우울함에 사로잡혀서, 무사히 도착한 인천공항에서 한숨을 쉬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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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기쁨'이 행복이라고, 알고 보면 행복이 겨울 눈처럼 소복소복 쌓여가고 있다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비교 대상이라는 타인과 비교하고, 타인의 시선으로 행복을 정의하고, 나를 그렇게도 모질게 대한 건 아닐까?


20살의 나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많은 것을 가졌다. 기숙사 방을 벗어나서, 나의 집, 나의 공간이 생겼고, 월급도 생겼고, 이해되지 않던 세상도 예전보단 더 많이 이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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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의 나보다 나는 많이 커졌다. 시간에 비례하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라는 사람의 '나이테'도 이렇게 쓸모가 있었다. 행복을 나이테만큼, 나이테보다 더 많이 갖고 싶은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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