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실패하지 않는 법

by 그럼에도

난 10년 넘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나에겐 실패하지 않는 엄청난 비법이 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였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기에 실패할 일도 없고, 성공할 일도 없었다.


행운이 따라올 리도 없었고, 어쩌다 기회를 만나도 눈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야 했다.


그것이 나의 엄청난 비법이었다.

살아온 인생의 반대로 시도한 팬데믹 시기였다. 제일 먼저 시도한 건 마스크 앱을 만든 중학생에 감동받아서 따라한 ‘앱 만들기' 과정이었다.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강을 건넜고, 결국 중도 포기했다. 이것 외에도 이런저런 실패와 실수, 이불킥, 어쩌다 가끔은 행운이 찾아왔다.


과정은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했다. 실수, 실패, 심지어 나의 무거운 나이마저도.


그럼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과정을 더 반복하기로 했다. 어쩌면 다음에 이런 실패의 기회는커녕, 그 어떤 자리도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 지금의 과정이 어떤 의미가 있겠지. 세상 물정 모르고 철없이 살아온 성인이 한 번은 감당했어야 할 일을 지금 하고 있는지도. 20대에 마땅히 통과하지 못한 통과의례를 숙제처럼 몰아서 하는 기분이다.


현명해질 수 있기를. 그 어떤 과정에서도 의미를 배울 수 있기를. 더 많이 웃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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