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도 종종 꽃을 선물한다. 꽃을 받으면,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그런데 반대로 나는 꽃을 받아본 기억이 많지 않다. 주변에 내가 꽃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은 많지만 귀담아들은 사람은 없었다. 현재 내가 만나는 사람마저도 꽃을 선물하지 않았다.
요새는 섭섭한 게 부쩍 많아졌다. 기브 앤 테이크처럼 꼭 다시 돌아오길 바랐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배려의 일방통행이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배려를 받은 사람 대부분은 잊고, 또 누군가는 그다음 더 많은 배려를 원했다. 여기서부터 현타가 왔다. 배려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지 않더라도, 호구는 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
서툴지만 말로 표현했다. 서운하다고. 배려는 있고, 실망만 남는 관계가 서운하다고. 상대방은 당황했다. 나라는 사람을 '배려 좋아하는 사람'으로 정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었다. 배려가 기본이더라도, 일방통행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당연한 배려는 없다. 타인에 대한 일방통행 같은 배려는 지속되기 어렵다
이젠 나에게 꽃을 선물하는 날이 생겼다.
동네 구두 수선 가게 옆에서 생화를 판다. 길에서 팔지만, 꽃 상태며 종류는, 양재동꽃시장의 신선함과 다르지 않다. 길에서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파는 생화를 사다가, 집에 와서 꽃병 크기에 맞게 다듬는다. 꽃이 시들기 전,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지만 잠깐이라도 눈이 즐거워지는 시간이 좋다.
가장 좋아하는 꽃을 고르기는 어렵지만 굳이 하나만 말해야 한다면 '작약'을 특히 좋아한다. 작약은 투박한 색과는 반대로 화려하고 큼지막한 꽃잎을 가졌다. 반전의 매력이 시선을 사로잡는 꽃이 작약이다.
5월에 피는 꽃, 작약의 계절이 끝나가고 있다.
꽃이 지기 전에, 다녀와야겠다. 웃을 일이 많지 않아서, 작약이 지는 게 아쉬워서, 다시 웃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