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은 포기를 낳았고, 포기는 무기력을 낳았으며... 그 끝은 자기 비하였다.
그러니까 그게 나였다.
늘 포기만 하다가... 드디어 새로운 자리에 지원을 했다. 원래 계획은 어제와 오늘이 면접 준비로 가장 바빴어야 할 시간이었다. 새로 생기는 보직은 누구나 탐내는 자리였고, 많은 사람들이 지원을 했다.
누구보다 좋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도 지원을 하고 준비를 하는데, 아무런 경력 없이 살아온 나는 왜 가만히 있을까?
언제는 왜 나에게만 기회가 없냐고 글을 썼으면서... 이제는 좋은 기회가 와도 왜 멈칫하고 있을까?
포기가 습관이 되어서일까? 익숙한 무기력함이 나를 멈추게 할까? 아니면 내가 되겠어라는 자기 비하라는 틀에 갇힌 걸까?
그래서 나의 노동요를 몇 번이고 들어본다. 이승환의 '물어본다'와 Imagine Dragon의 'Thunder'를 몇 번이고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그럼에도 책상 앞에 앉지 못하고 방황하는 나는 브런치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때, 결국은 브런치에 글을 쓰니까.
살아보니, 그랬다. 능력이 있어서 그 자리에 가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갔기 때문에 능력이 있어 보였다. 원하는 것은 많지만 객관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 A가 있었다. A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했다. 늘 떨어졌지만 늘 지원했다.
그러다 지원자가 아무도 없는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원하는 자리를 얻었다. 그 자리가 없어져도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그럼에도 A는 수시로 여려 직무에 도전하고 결국 뽑혔다. 시간과 반비례해서 여전히 업무 능력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다양한 직무 경험이라는 스펙, 즉 조건이 이제는 새로운 직무에 뽑히는 조건이 되었다.
A의 무모함은 결국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A는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다. 가는 곳마다 소소한 소동을 일으킴에도 명실상부한 A라는 사람이 되었다.
같이 근무하던 나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없는 말까지 지어내서 곤란하게 만들었던 A였다. 그런 A가 원하는 곳으로 갈 때마다 나는 심장 한 부분이 아팠다. 그저 남이 잘돼서 배가 아픈 감정을 넘어서서... 업무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팀 화합에도 사고를 일으키는 A가 잘되다니.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조리하다고 투덜대던 나였다. 그렇게 A를 미워했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A에게 배울 점이 있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A는 주변의 만류와 수많은 불합격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본인의 부족한 능력도 멈춤의 이유가 되지 않았다. 능력은 가서 만들거나 아니면 원래 자리도 되돌아올지 언정 도전을 지속했다.
확률은 낮지만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면서.... 내가 결심한 이유는 사실 A라는 사람이었다. 새로운 자리에 가게 된다면 모두에게 부족한 능력이 전체 공개되는 순간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일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잘하면 특별한 능력으로 인정받는 기회가 되는 일이었다. 어차피 신생 보직이었고, 전임자는 없으니까.
오늘의 목표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예상 문제에 대한 답변을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일 테니까. 그럴 테니까.
기회란 붙어도 기회, 떨어져도 기회라는 것.
Chance =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