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언젠가~하지 않을 이야기
만약에 내가 결혼을 한다면, 또 엄마가 된다면
싱글 사람에게 하지 않을 이야기가 있다.
1. "이래서 뭘 모를 때 결혼했어야지~"
다 너를 위해서 한다는 충고, 잔소리를 넘어서 막말의 영역까지! 철 모르는 20대에 결혼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냥 아무나 만나라', '더는 못 만날 텐데'라는 말을 농담처럼 진담인 듯 던지는 그런 이야기.
더 웃긴 건 30대 후반에 결혼한 여자 사람과 40대에 결혼한 남자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였다. 본인도 결혼하기 전에 충분히 듣고 기분 나빴을 이야기를 굳이 남에게 하는 이유는 뭘까? '나도 당해봤으니 너도 당해봐라'라는 생각일까? 내 경험으론 '악습의 대물림'처럼 위의 표현을 경험해본 사람이 더 험한 말을 한다.

2. "와서 애 좀 봐줘~"
라는 한가할 것을 예상(?)되는 싱글 사람 부르기
출산을 하고 혼자 육아를 시작하면 너무 힘든 '독박'의 경지에 간 주변 사람들의 연락이 온다. 보통은 아기가 어려서 밖에 데리고 다니기 어려우니, '집에 놀러 와라'라고 말한다. 막상 도착하면, 반가움은 둘째치고 '너무 힘들다'로 시작해서 '애 좀 봐줘'라는 그 다음 말이 이어진다.
집에 방문한 사람의 입장에서 처음 보는 어린 아기는 예쁘고, 너무나 사랑스럽다. 하지만 예쁨을 몇 시간 함께하다 보면 지친다. 나에게도 초대받은 집에 놀러 간(?) 날은 휴일이거나 퇴근 후이거나 아주 피곤한 상태다. 그리고 놀러 오라고 하지만 빈 손으로 갈 수 없으니 꼭 '아기 선물'을 들고서 가곤 한다. 그 방문이 한 번이라면 모르겠지만 한 번 오고 보통은 나의 경우 피드백이 좋은 관계로 자주 놀러 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무 생각 없고, '타인 중심'이던 그때, 주말에 특별한 계획도 없던 그때에 나는 '아기 있는 집'에 자주 놀러 가고, 예쁜 아기도 한참을 안아주곤 했었다.
싱글을 아기가 있는 집에 부르는 의미를 사실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 낭낭이가 웃으면서 '와서 애 좀 봐줘~'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다른 싱글 친구 봉봉이도 와서 아기 봐주고 갔는데, 이미지와는 다르게 애를 못 본다는 말과 함께. '와서 애 좀 봐줘'라는 표현은 이 친구에게는 처음 듣지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익숙함이 느껴졌다. 육아 경험을 공유하거나 딱히 현실 도움받을 수도 없는 싱글 사람들을 집에 부르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한가함', 부르면 달려올 높을 확률일까? 바쁜 유부들보다는 싱글들이 일일 육아에 더 도움이 돼서?

며칠 후 멍하게 주변 풍경을 보다가 이 문장과 그동안 나의 행동과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나 이런 말을 자주 들었고, 자주 놀러 갔었구나'생각과 함께 악보의 도돌이표 같은 그런 느낌이. 근데 저렇게 어린, 집에만 있는 시기를 지나면 더는 부르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함께. 그동안의 여러 경험을 보니^^;; 시간이 지나서, 아기 엄마인 친구들이 출근을 하고, 아기도 어린이로 성장을 하고 나면 더 이상 싱글을 집에 부르지 않는다. 그때쯤이면 보통은 주변 '엄마 모임'이 형성되거나 비슷한 유부 친구들끼리 어울리기 시작하니, 싱글을 더는 집에 부르지 않으며, 연락도 그리고 관계도 소원해진다.
싱글에게도 쉬는 시간은 소중하다. 아무리 유부보다 단순한 일과일지라도(물론 본인이 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름의 취미 생활과 운동이, 브런치에 글쓰기처럼 나름의 일상 루틴이 있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정의 대소사가 적은 만큼 다른 일정을 그만큼 채우는 사람들이고, 채울 수 있는 사람이다.
싱글에게도, 유부에게도 시간은 소중한 법. 우린 하루에 똑같은 24시간을 부여받은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