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영남알프스 7봉 완등기

[제2봉] 나에게 운문산이란?

by 채숙경

2025 영남알프스 7봉 완등 프로젝트 1월 25일 두 번째로 오른 산은 운문산이다. 아침부터 날씨가 무척 좋았다. 밀양 산내면 상양마을 입구에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사설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오늘은 상양마을에서 아랫재로 갔다 운문산 정상 찍고 원점 회귀할 예정이다.

작년에 가지산 연계 운문산 2봉을 찍고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살짝 두려웠지만 운문산만 간다고 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래서인지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그런지 아랫재까지 가는 길은 뒷동산 오르듯이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쭉쭉 뻗은 나무 숲 사이로 아직 남아있는 단풍이 가을날 얼마나 화려한 단풍을 뽐냈을지 가히 상상할 수 없었다. 가을에 꼭 한번 와서 운문산의 화려한 단풍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분 만에 아랫재에 도착,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운문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작년 3월경 왔을 때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질퍽 흙길을 걷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1월 산은 다 꽁꽁 얼어 오히려 수월했다.

하지만 1188m 산의 날씨는 예단할 수가 없다. 산을 오를수록 아침에 맑았던 하늘은 점점 흐려지더니 눈발이 날렸다. 운문산은 정상을 쉬이 보여주지도, 내어주지도 않았다. 대신 고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식물과 하얀 눈옷을 입고 있는 나뭇가지를 보여주었다. 한라산에 갔을 때 산을 오를수록 점점 달라지는 식물들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산을 오를수록 달라지는 식물들이 땅만 보고 계속 걷는 단조로움을 깨고 산행의 재미를 주었다.

한참 오르다 보니 꽁꽁 숨겨두었던 운문산의 정상이 하얗게 보였다. 주변에는 아직 남아있는 억새와 마른 나뭇가지가 겨울산의 풍경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하늘과 구름과 바람이 만들어 준 하얀 옷을 입고 밝게 빛나는 상고대가 아름다웠다. 그 뒤에 잠시 비친 파란 하늘이 청명하였다.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길은 바람과의 사투다. 모래인지 흙인지 모를 무언가가 뺨을 때렸다. 가만히 보니 눈발이다. 햇빛과 바람이 마른 나뭇가지에서 눈옷을 벗기고 그 눈발은 바람에 날려 내 뺨에 와닿았다. 아기 눈같이 귀여운 느낌이다. 내려오는 내내 내 뺨에 와닿았던 아기눈바람은 아랫재까지 계속되다 그 이후는 물방울이 되어 공기 중으로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아기눈바람의 감촉은 계속 남아 있는 듯하다.

운문산은 아기눈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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