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3] 고민

by Rang

나는 꿈이 많았다.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조금 특별하기도 했다. 이상적인 미래를 생각하며 이상적인 삶이 현실이 될 수 있을거라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내 꿈은 교사였다. 사실 국어교사가 꿈이었는데 성적이 조금 부족해서 국어교육과에 진학하지 못했다. 그래서 차선으로 역사를 선택했다. 나름 역사에 흥미가 있었고 공부도 꽤 했다. 그래서 난 교사로의 꿈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교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할 꿈 그 이상이었다.


임용고시를 준비해야 했고, 그 누구도 압박하지 않았지만 난 혼자 너무 조급했다. 빠른생이었던 나는 학교마저 조기졸업을 하고 남들보다 2년 일찍 임용고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두번, 실패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처참하게. 화가 많이 났고 교사라는 타이틀이 미웠다. 받아주는곳이 그곳 뿐이겠냐며 수십장의 이력서를 썼고 입사를 했다. 고등학교 3년간의 치열함보다 더 치열하게 나의 20대는 갔다.


남들 다 하는 자아성찰의 시간이 나에겐 너무 늦게 왔다. 대학때 많은 경험과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답답하게 생각했었고 입사 후엔 그냥 '버티자'는 일념 하나로 하루하루를 악물고 살아온 나에게 뒤늦게 찾아온 자아성찰의 시간은 고통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야 알게 된 이 시점은 무거운 현실과 너무나 반대였다. 패기있게 무언가를 결정하고 노력할 수 있었던 이십대의 나와는 달리 기회비용과 그에따른 리스크를 생각하는 머리는 복잡하고 심장은 차가운 내가 있었다.




좀처럼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던 회사에 요즘은 한달에 두어번 출근을 한다. 이번주 내내 야근이 많아 피곤하고 지쳐있던 탓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득한 공원이지만 잠시 앉아있는 시간이 좋았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아무 생각없이 쉬고있는 내 앞으로 웰시코기 한마리가 공을 물고 헥헥거리며 달려왔다. 코가 길고 다리가 짧은 강아지가 내 앞에 서더니 씩 웃었다. 웃은건지 원래 그렇게 생긴건지 모르겠지만.


왠지 눈물이 났다. 고민의 끝엔 나도 너처럼 웃을 수 있을까? 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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