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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라라 Dec 17. 2021

글 한 줄도 못쓰는 초등 고학년 글쓰기 연습

짧은 글이라도 직접 쓰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좋아하지만 글쓰기는 힘들어하는 초4  첫째.

독해력 문제집은 잘 풀었다. 어휘도 괜찮고 사자성어 속담도 어느 정도 안다.  그런데 글 한 줄 쓰기를 그렇게 부담스러워했다.


두세 줄이라도 일기 쓰기로 시작했다. 반복되는 일상, 아이는 소재를 찾지 못했다. 사실 일기는 대단한 이벤트를 쓰는 게 아니라 일상의 보고 듣고 느낌을 적는 것인데 아이에게 이벤트 없는 날의 일기는 커다란 숙제처럼 느껴졌다. 한 달을 못 채우고 포기.


많은 추천이 있어 처음 샀던 '나의 생각 글쓰기'. 앞부분도 쓰기 힘들어했지만 뒤로 갈수록 아직 애가 감당하기 힘든 글쓰기가 나왔다. 자기주장을 담는 '문단'은 많이 버거워함을 느꼈다.


논술학원에 등록했다.  글쓰기에 큰 기대는 않지만 안 보내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고.


논술은 더 머리가 익으면 보내려 했었다. 6학년 정도? 더 많이 보고 듣고 읽고 자기 생각이 생기면 보내려 했다.

지금부터 친구의 생각과 글을 접하는 게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생각해봤다. 들은 것이 곧 나의 생각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나이이니까.(물론 많은 어른도 그렇지만) 그래도 또래의 생각을 접하고 의견을 나누는 게 더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친구가 좋은 글을 쓰면 그게 자극이 되기도 할 테고.




동시에 집에 들인 게 바로 이 글쓰기 책.

'상상력을 키워주는 하루 한 장 초등 글쓰기'

표지에 '짧은 글이라도 직접 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쓰여 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휘리릭 넘기다가 오늘 끌리는 주제로 쓴다. 처음에는 아이가 먼저 주제를 선택하고 나와 같이 먼저 이야기를 나눴다.




28번 주제. 선생님께 들키지 않고 수업시간에 새우깡 먹기.  어떻게 할까? 하고 아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본다. 화장실에 숨겨놓을까, 입에 넣고 녹여 먹을까 등등 대화를 나누다가 아이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서  쭈우욱 말하게 한다.

"자, 이제 그걸 써봐."


말로 정리했으니 편하게 적을 수 있다. 다 쓰고 나면 나는 칭찬의 말을 적어준다.

내가 하는 지적은 단 세 개.

1.  문장 짧게 쓰기

2.  문장 앞뒤 호응 맞추기

3.  존댓말인지 반말인지 통일시키기


맞춤법은 고쳐주지 않았다.

초반에 쓴 걸 보면 6줄짜리 글이 한 문장으로 이어진 것도 있다^^


아직도 글쓰기는 부담스러워하는 아이이다. 그런데 적어도 이 책 글쓰기는 많이 수월해졌다.

1. 대화를 나누지 않고 혼자서도 쓸 수 있다.

2. 두 세 문장으로 끝나던 글이 이제 가끔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넘기기도 한다.

3. 글의 길이와 상관없이 글 쓰는 시간이 많이 짧아졌다.


처음엔 주말까지 매일 꼬박꼬박 시켰는데 반 정도 한 지금, 이틀에 한 번 정도로 (나의) 열의가 많이 사그라들었다. 다시 매일매일 빠짐없이 쓰게 해야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자기 전에 쓰기 때문에 자기 전 엄마와의 실없는 대화 소재로도 괜찮다. 피식피식 웃으면서 농담 따먹기~


마지막 사진은 둘째 꺼ㅎㅎ

첫째랑 엄마랑 얘기하고 글 쓰는 게 부러웠던지 자기도 똑같은 거 사달라고 해서 2주째 쓰고 있다. 거침없이 쓱쓱 써 내려가는데 너무 웃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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