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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아이들에게서 나는 오늘도 배웁니다

내 아이는 나의 기적입니다 16

by Rani Ko
교실의 수많은 눈빛 속에서 나는 내 아이들을 다시 만난다.

부모로, 교사로, 내가 매일 다시 배우는 진리.





도서관에서 만난 아이


어제 집 근처 도서관 자료실에서 2년 전 가르쳤던 학생 K를 만났다. 담임이 아니라 교과 전담으로 주 2회, 40분씩만 만나던 아이였지만, 나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했다.
“선생님!”

안 본 사이에 내 키만큼이나 훌쩍 자라서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지만 얼굴이 그대로였다.

"아... 맞다! 6학년 @반이었지? 그래, 기억난다. 잘 지냈어?"
“네! 저 벌써 중학교 2학년이에요.”
아이의 대답에 시간의 빠름이 실감 났다.

긴 손톱, 옅은 화장, 분명 사춘기는 시작된 듯 보였지만, 웃는 모습은 여전히 아기처럼 순수했다. 그 순간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K도 엄마에게는 여전히 어린아이겠구나…’


"선생님. 이제 중간고사 4일 남았어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K가 2년 만에 마주쳐서 인사말 다음에 하는 얘기는 곧 시험이라 부담된다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다면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말했겠지만 두 아이, 특히 준이를 키우고부터는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K야, 못 봐도 괜찮아. 열심히 공부하면 그걸로 된 거야. 파이팅!!"


2년 전에도 무척 성실한 아이였으므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되었다. 아이들마다 모두 자기만의 속도가 있으니 어제보다 더 나은 나, 성장하는 내가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K에게 그저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너는 이미 넘치게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이었으니까..

이런 반응은 준이를 낳아서 키워보지 않았다면 결코 나에게서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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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글쓰기를 통해 또 한 번의 성장을 꿈꿉니다. 교육대학교 졸업 및 동 대학원 수료. 2025 브런치 "작가의 꿈 1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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