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44반, 몸 66반 그녀는 어떻게 되었나?
"나이 들면 사진 찍기 싫어져. 너도 늙어봐!
얼굴에 팔자주름 보는 게 제일 고달파."
그때 난 속으로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건 좋은 거 아닌가?'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일이고, 요즘엔 카메라 앱도 좋으니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보정 없는 사진을 보면, 메마르고 초라하고 초췌한 얼굴이 나를 마주한다. 그제야 언니들 말이 이해됐다. '아, 그 말이 이 말이었구나.'
어느 날 단체 모임 사진을 봤는데, 내 등판에 충격을 받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켓왕' 나였다. 자켓이야말로 내 피난처였고, 비빌 언덕이었다.
그런데 그 박시한 오버사이즈 자켓을 입고도 살이 확연히 보였다.
'이게... 나야?'
순간 미국으로 이민 간 오랜 친구가 떠올랐다.
우린 체형이 정반대였다. 나는 보이는 데만 얇았고, 그 친구는 안 보이는 데가 말랐다. 겉보기엔 내가 더 말라 보였지만, 실제 체중은 그 친구가 훨씬 가벼웠다.
목욕탕에서 그 친구가 내 등을 밀어주며 말했었다.
"야, 기집애야 . 등짝이 한 줌이다 한 줌! 등 밀면 등이 없어질 것 같아.
살 좀 쪄! "
실로 과거의 그런 내가 존재했던 건 사실이었을까?
보통 큰일이 아니었다. 이젠 경각심을 갖고 진짜 노력할 때였다.
등판이 커지니 진짜 '판이 커진'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