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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은 Jun 17. 2024

참 어렵다

연애 때부터 그랬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랑 다른 모습과 성격에

이해해보려 해도 이해도 안 될뿐더러

이해하기도 싫어질 만큼 지친 그때에..

우리가 헤어졌더라면 이렇게 반복되진 않았을까…

좋은 경험 했다고 끝내자 매번 다짐했던 그때에,

왜 그렇게 놓지 못했던 건지…


'결혼할 인연은 따로 있다' 던 사람들 말처럼

13년의 롱~연애를 하던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누가 알았을까?…

다시 생각해도 참 우습기만 하다.


잔잔하고 긴 연애의 무료함에 지쳐있던 나에게

큰 자극처럼 나타나선

매일같이 찾아오고, 결혼하자던,

자기랑 결혼하게 될 거라던

그 뻔뻔하고 당당함에 끌렸던 건지,

4년의 시간을 싸우기를 지뢰 찾기 하듯 반복하다

그렇게 난 결혼을 했다.


결혼의 환상따윈 없었다.

일하면서 듣게 되는 언니들의

파란만장한 시댁이야기부터 남편 바람난 이야기며,

그거 아니어도 옆에서 보고 겪었던

우리 엄마의 시집살이..

사실, 나이를 먹다 보니 그런 현실의 문제들이

나를 더 결혼에서 멀어지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래, 살아보고 아니면 갔다 오는 거지 뭐~'

이런 가벼운 마음이었다. 어리석게도…


아직 우리나라는 옛 사상을 가지고 있는,

'이혼'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그게 현실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한 건지..

혼인신고를  하고( 살아보고 할 생각이었는데, 신혼부부 대출이란 현실의 벽에 결혼식도 올리기 전 혼인신고함)

결혼식을 하고 살아보니,

책임감이라는 그 무게가 와닿았다.


결혼식 끝나고 전화하신 시어머니께 듣는 첫마디가

"아들은 장가가면 뺏긴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어머니 재혼해서 15년을 떨어져서 살았고,

연애하는 동안 생일도 잊으셔서 전화도 없으셨던 분이

그런 마음이 드신단다.

그것을 시작으로 한 마디씩 나에게 뱉는 말들이

비수처럼 꽂히고 쌓여서는


오늘의 나는  나쁜년이 되기로 했다.!


방패가 되어주지도 않고,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리라는 남편과,

생각 없이 말씀하셔서 사람 속 뭉개시는

시어머니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이젠, 내가 직접 맞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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