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은 Jun 17. 2024

나를 변화시키는 시어머니

남편의 아버지는 간경화로 아프시다,

20살쯤 돌아가셨다고 한다.

다 큰 자식이지만 아들 둘에

홀로 남으신 어머니는 시장에서 음식도 팔아보시고, 보험 일도 하시고 힘들게 일하셨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처음부터 우리 엄마랑 비슷하게 느껴졌었고

남편의 어머니시니 더 잘 따르고 싶었다.

4년을 연애하는 동안

어머니랑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저 아들들 두고 재혼하셔서 미안해하는,

아들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인 어머니셨다.


그런 어머니가 결혼을 하고 나니

시어머니 노릇이 하고 싶으신 건지,

가족이라 생각해서 편해서 그러신 건지,

자꾸만 나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다.


본인은 그냥 하는 말인데,

웃으며 농담으로 한 말들이라 하면서,

나를 딸로 생각하신단다.

 

'우리 집은 더운데, 여름 내내 너희 집에 가 있을까?'

'너 시집살이 한번 해볼래? 시집살이 시켜볼까?'

두 돌 된 딸이 말을 안 듣고, 나를 막 때린다고 했더니

'손녀가 시부모님 대신해서 해주네~'

전화하실 때마다

'밖이가? 또 밖이가?'

'전화 안 받아서 밖에 나간 줄 알았지~'

'둘째가 장남 노릇 한다더라~'

병원 알아봐 달라셔서 이곳저곳 전화해서

알아봐 드렸더니 대뜸 전화 오셔 선

'네가 알아본 곳 두 곳 다 후져서 안 가신단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데,

말 한마디에 있는 정도 다 떨어져 버렸다.


생각 없이 내뱉으시고

자긴 그냥 농담한 건데 예민하게 받아들이냐는 어머니

나는 시댁에 신혼 초부터

이미 예민한 사람으로 낙인 되어 있었다.


중간 역할을 조금도 할 줄 모르는

결혼하니 효자 된 남편은,

'그냥, 하시는 말인데 한 귀로 듣고 흘려라~'

'우리 엄마, 그럴 사람 아니다'부터

편 아닌 어머니 편에 서서

내가 아무것도 아닌 일에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생각했었고, 그럴수록 나의 마음의 상처는

더더욱 곯아갔다.


몇 번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속앓이를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가슴도 답답하고, 자꾸만 체한 것 같고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는

내가 평소의 내가 아닌 것 같은 그때쯤,


"그래! 내 몸은, 내 마음은 내가 지키자!

할 말은 하고 살자!

얘기를 안 하니 모르셔서 더 이러는가 보다."

 

그렇게 내가 변해간다.








작가의 이전글 참 어렵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