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주사이모' 사건을 보며 든 생각
박나래의 주사이모사건. 난 이 문제의 본질이 한 개인이 너무나 자극적 도파민 추구로 인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쾌락과 향락을 따랐다기보단, 내 에너지와 내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느꼈다. 나는 나혼산에 박나래 레시피가 나오면, 따라 하고 참고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나도 요리, 사람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것을 대접하는 것, 남편과의 반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에서 먹을 것에 관심이 많고, 아는 것이 많고, 많은 비용을 쓰고 즐기는 사람으로 통하긴 한다. 실제로 정성과 돈을 들이면 남들보다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게 된다. 나에게는 그 영역이 '맛있는 것을 누리는' 영역인 것이다. 열심과 탈진을 반복하는 내 삶에서 그나마 나에게 빠른 시간 내에 도파민과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것이 음식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다 지인의 집에 가서 저녁을 먹을 일이 있었다. 국, 계란, 김. 이뿐이었다. 물론 초대를 위해 음식준비를 한 개념은 아니었기에 부족하다고 할 순 없지만, 나에겐 꽤나 신선한 느낌이었다. 우리 집은 멸치 같은 반찬 하나에 밥과 국을 주면 아마 남편이 먹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항상 자극적인 배달음식이나, 아니면 메인 고기나 생선이 있고 그 외에 사이드는 사이드일 뿐이다. 그런 삶에 익숙했었고, 또 나도 한 끼, 한 끼에 매번 진심이었다.
몸이 안 좋은 오늘, 나는 나를 위해 미역국을 시킬지 동지라서 팥죽을 시킬지 고민을 했다. 나의 매 끼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나에게 지금 배달음식을 대접해주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생각해 보았다. 정답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그런 보상이 꼭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냥 평범하게 집에 해둔 밥, 냉장고에 있는 곰탕과 멸치로 충분한 한 끼가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오늘 곰탕을 끓였다.
그러고 내가 느낀 것은 소박하고 단순하고 정갈한 밥상도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다는 것이었다. 강렬한 도파민 자극을 원해서 미역국을 시켜서 그걸 기다리고, 또 거기에 돈을 썼다는 생각에, 그걸 치우고 분리수거하고 하는 경험을 피해서이기도 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한 단출한 나의 밥상이 뭔가 잘못됐다거나, 소박하고 안쓰럽다거나 하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는 것이다.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다는 느낌은 어쩌면 도파민의 유혹에서 점점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자신에 대한 칭찬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