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아주 중요한 것을 미루고 있는 이야기
나는 남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았다. 카톡 프로필 사진 업데이트를 한 사람들 사진을 눌러보고, 연락도 오래되어 끊긴 사람들의 근황을 추측하곤 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재미였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기도 하고, 막상 연락할 용기나 자신, 그리고 연락해야 할 만큼 내가 심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 자연히 내 머릿속에 살고 있는 지인들이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람은 어땠을까. 하면서 내 머릿속에 타인의 집을 지어주고 살고 있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가장 중요한 것일수록 가장 뒤로 미루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그걸 잘 돌파하는 사람은, 중요한 것부터 시작해 내는 것이고, 다소 헤매는 사람은 가장 중요한 것을 미루고 미루다 그게 무엇이었는지 잊게 되는 것 같다. 나의 경우, 그게 나에 대한 관심이었다. 내 어린 시절 행복했던 것.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고마운 사람들. 지난 시간 동안 나와 타인에게 미안했어야 하는 시간들. 이런 것들에 대한 반추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에게 관심이 없고, 내가 아주 소소한 성공을 해도 나에게 칭찬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추측은 머릿속 창고에 빼곡한데, 정작 나에 대해 관심 갖는 것은 굉장히 타자화처럼 느껴지고 어색하기도 했다. 그게 내가 나에 대한 관심, 나를 아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여긴 대신 다른 곳에서 (가령 타인에게서, 아님 책에서, 아님 전시에서) 나를 찾고자 하는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본질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나에게 관심을 쏟을수록 타인에게 관심이 줄어든다는 것을 점점 느끼고 있다. 또한 너무 행복해 보이는 남들의 모습도 편집에 불과하다는 것도 나에게 귀 기울이면서 알게 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