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아이돌에게 열광하게 됐는가

아이돌 산업에 대한 생각

by 랭크작가

요즘 사람들은 아이돌에 열광하고, 관련 숏츠에 끝없이 노출된다. 이 모습을 보며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건 따로 있지 않을까. 내면이 단단한 사람을 보고, 그런 삶의 태도를 배우고, 조용히 존경하며 따라가는 일 말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런 대상보다 외면의 자극과 일시적 회피에 더 쉽게 끌릴까. 이건 사람들이 몰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알고 있다. 다만 감당할 에너지가 없는 쪽에 가깝다.


요즘의 삶은 피곤하고 불안하다. 일은 끝이 없고, 미래는 불확실하며, 회복할 시간은 부족하다. 이런 상태에서 누군가의 건강한 내면을 바라보는 일은 생각보다 고난이도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결핍을 직면하게 하고, 변화라는 부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이돌과 숏츠는 그 반대의 기능을 한다. 생각할 필요도 없고, 나 자신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비교를 해도 책임은 없고, 그저 잠깐 현실을 멈출 수 있다.


이건 즐거움이라기보다 회피에 가깝다. 숨을 고르게 쉬기보다, 잠시 숨을 멈추는 장치처럼 작동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시적 자극을 택한다. 더 나은 선택을 몰라서가 아니라, 덜 아픈 선택이기 때문이다. 내면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좋아하려면 삶을 다시 정렬해야 하고, 지금의 나를 그대로 두지 않게 된다. 반면 아이돌과 숏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부담 없는 위안을 먼저 고른다.


도파민 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 강도는 높아지고, 불확실성은 커지고, 회복 시간은 줄어든 사회에서 뇌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다. 그래서 아이돌 산업은 개인의 불안을 구조적으로 흡수한다. 사회가 감당하지 못한 감정을 감정 상품으로 대신 처리한다. 아이돌은 신이 아니라, 현대인의 감정을 하청받은 존재에 가깝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연예인들의 페이가 과연 맞는가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질문을 던지게 됐다는 건, 아마도 더 이상 일시적 회피에 만족하지 못하는 단계에 왔다는 뜻일 것이다. 모두가 아이돌을 볼 때, 왜 보게 되는지를 묻는 사람은 늘 소수였다. 산업은 다수를 먹여 살리고, 의미는 소수를 살린다. 이제 그 소수의 방향을 조금 더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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