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을 다한 삶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열심히 사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며 사는 것의 차이

by 랭크작가

남들보다 뒤쳐졌다고 느껴지는가. 그 남들은 누구일까. 열심히, 부단히 살고있는 나보다 더 열심히, 더 잘살고 있는 그들일까. 열심히 사는 사람은 많다.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고, 책임을 다하고, 기대에 맞춰 자신을 조율한다. 이런 삶은 겉으로 보기에 안정적이고 성실해 보인다. 하지만 은퇴할 때 쯤 되어 그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며 살겠다 다짐하는 경우가 있다.


이 삶의 동력은 대개 바깥에 있다. 평가, 인정, 불안, 비교 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멈추면 불안해지고, 쉬면 죄책감이 따라온다. 잘하고 있다는 신호가 사라지는 순간, 방향을 잃기 쉽다. 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며 사는 사람은 기준이 안쪽에 있다. 무엇을 할 때 에너지가 회복되는지, 어떤 환경에서 숨이 쉬어지는지를 안다. 그래서 속도가 느려 보일 수 있고, 외부 기준에서는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에너지는 안에서 다시 만들어진다. 잠시 멈춰도 무너지지 않고, 성과가 늦어도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다.


두 삶의 가장 큰 차이는 능력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열심히 사는 삶은 버티는 힘을 키운다. 좋아하는 것을 아는 삶은 회복하는 힘을 키운다. 버티는 힘만 있으면 언젠가는 고갈되고, 회복하는 힘만 있으면 현실에서 길을 잃는다. 어느 한쪽만으로는 오래 걷기 어렵다.


그래서 잘 사는 삶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좋아하는 것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고, 그 방향 안에서만 열심히 사는 것이다. 이때 열심히 살아도 소모가 덜하고, 좋아하는 것을 좇아도 공중에 뜨지 않는다. 추진력과 나침반이 함께 작동할 때, 삶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열심히 사는 건 삶을 앞으로 밀어주는 힘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건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기준이다. 이 질문을 하고 있다는 건 이미 추진력은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제 필요한 건,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조금 더 정확히 아는 일이다.

이전 09화작은 반복이 나를 만든다